생각하고 생각하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정세를 생각하고
어떻게 살지 잠깐 생각하고
잔쟁과 기후파괴와 멸망이 떠오르고
4월 중순에 30도까지 오른 낮기온과
에어컨이 고장난 내 자동차를 생각하고
나무 사이로 오리온 자리와 북두칠성을 보다가
정북향은 어딘가 생각하고
이런 생각은 왜 하나 생각하다가
오늘 다녀온 결혼식을
결혼은 왜 하나 생각하고
200명이 25명이 되는 0.5의 최저출산율을 왜 걱정하나
또 생각하고
나는 어디있나
나는 어떻게 사나
나는 생각만하나 또 생각하고
생각의 뜻을 생각하는데
나는 어제 생일 케잌에 초 대신 성냥을 꼽았고
사람들이 웃어서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론 치매유전을 생각했다
생각했다고 하는 나를 생각하니 생각이 생각이 아닌 것 같다
f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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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13 20240413 - 어쩌다 하나씩
- 2024.04.11 20240411 - 어쩌다 하나씩
- 2024.04.04 20240404 - 어쩌다 하나씩
- 2024.04.02 2023년 사진 02(LG V50)
- 2024.04.02 2023년 사진 01(LG V50)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13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12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11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10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9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8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7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6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5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4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3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2
- 2024.03.29 2023년까지 사진정리 01
- 2024.03.26 외장하드에서 찾은 세로 컷(베가 아이언 2)
- 2024.03.26 외장하드에서 찾은 세로 컷(아이폰 4)
- 2024.03.25 20240325 - 여전한 위기의 중년, 아버지 생각
- 2024.03.25 20240325까지 부부-대화- 모음
- 2024.03.22 20240322 - 어쩌다 하나씩
- 2024.03.22 20240322 - 어쩌다 하나씩
- 2024.03.22 20240322 - 어쩌다 하나씩
- 2024.03.13 20240313 - 어쩌다 하나씩
- 2024.03.12 20240312 - 아버지, 엄마, 흐르는 시간, 어깨 통증
- 2024.03.04 구글 포토에서 찾은 지나간 컷(베가 아이언 2-2)
- 2024.02.29 구글포토에서 찾은 접사 컷(LG V50, mi8)
- 2024.02.27 구글 포토에서 찾은 지나간 컷(LG V20, velvet 등)
양갈비를 먹다
중국식 양갈비집에서 호주산 양갈비를 먹는다
혼자 중국술을 따라가며 먹는다
사장님은 이런 내가 익숙하고
나만 내가 뭐하는 짓인가 생각하는데
세계가 뒤섞인 자본주의 앞에 온 세상이 평등하다
취하고 나니 씹는 기분만 남는다
고기를 씹고 만두를 씹고 하얀술을 씹는다
머릿속으로 사람들을 씹다가
휴대전화 키보드를 씹고
오타가 난 자음과 모음을 씹는다
끼리끼리 온 사람들은 지들끼리 마시느라 내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만 그들을 바라보는 일방적인 관계
알딸딸해지니 부서져 버리는 관계
숯은 벌겋고 만두 접시는 비고
빈꼬치는 쌓이고 술병도 비고
언젠가 세상이 끝날때까지 마시자고 했지만
먼저 세상의 끝을 본 친구를 생각하고
다들 각자 살아간다는데
나는 어디를 살고 있는지
c8 c8 c8
한 번도 씹지 않고 누르는 단어
c8 c8 c8
청명
어두워지는 하늘
곧 비가 내린다
온화한 바람이 불면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한다
비가 그치고 나면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한다
얼마 전에 춘분 지났고 내 생일은 추분무렵이니까 세상에 태어나 45년 6개월을 살았다. 마흔 다섯 살이면 중년인가? 생각해본다. 내 생각엔 40대부터 50대까지 중년이다. 60대가 중년인지는 그 나이가 되면 생각하자.
어깨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정말 다행이다. 완전히 끝난것은 아니고 내 몸 안에 잠재되어 있다. 그 점이 짜증과 두려움을 유발한다. 요즘은 다시 허리가 아프려고 한다. 2년 전에 처음 찾아왔던 허리 통증도 두 달 정도 지나니까 사라졌지만 내 몸 속에서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구나. 다리까지는 저리지 않으니 다행이다. 어깨 아픈 이후로 운동을 안했다. 운동을 안 하는 게 좋을지, 적당히 하는게 좋을지, 그 적당히는 얼만큼 인지, 모르겠다.
심각하게 우울하진 않은데, 계속 침체된 상태다. 출근하기 싫지만 출근을 해야하고 퇴근 후에는 누워서 유튜브로 베토벤 들으면서 만화 본다. 가끔 기타를 손에 잡지만 금방 내려놓게 된다. 이게 위기의 중년이다. - 진짜 위기의 중년들이 웃겠다. - 나아지겠지. 빨리 벗어나고 싶다.
아내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 독신 중년이야 말로 진짜 위기의 중년이 아닐까?
두 번 앞의 일요일에 친구를 만났고 지난주 금요일에 다른 친구를 만났다. 친구 만나도 술 마시는 일 뿐이지만 그것도 약간의 위로가 됐다.
커피랑 담배 중에 하나를 끊고자 하는 생각이 계속 있다.
2주전에는 동생이 아버지 보러 왔다. 아버지 주려고 가족들 사진첩을 가져왔는데, 아버지는 어느 사진에도 집중을 못했다. 아버지는 한 번도 동생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동생이 약간 충격 받았다. 그렇지만 그 애가 본인 아들인 건 알아봤고 애들이라고 하면서 손주들 얘기를 했다. 엊그제는 아내랑 아버지 보고 왔다. 아버지는 쉴새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핵심은 아내가 보고 싶다, 추석 성묘 행사 때 사람들 보고 싶다, 본인은 잘 지낸다, 이 세 가지다. 아버지 손을 잡고 아버지 얘기를 듣는다.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추론하면서 듣는다. 본인 얘기가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 아버지는 이제 그만 가라는 얘기를 한다. 요양원에서 면회 시간은 30~40분 정도가 좋다, 고 했는데 아버지는 그 시간을 귀신같이 안다.
아버지 제가 갈 수 있는 한 계속 보러 갈테니까 계속 지금처럼 잘 지내세요. 추석 때는 같이 바깥 구경도 하자구요.
아버지와 나, 아직까지는 서로의 삶에 어떤 원동력이 되는 상태다. 생각해보니까 그건 좋네.
엄마
- 귀요미는 엄마 안 보고 싶어?
- 응
- 너는 어째 그러냐?
- 안 보고 싶을수도 있지. 너는 엄마 보고 싶어?
- 아니
질투
- 누군데 그렇게 살갑게 형부라고 부르면서 너한테 전활해?
- 니 동생이다. 내 유일한 처제
환생
- 테일러 스위프트 투어 수익이 5조 5천억이래
- 테일러 스위프트랑 친해지고 싶다 어떻게 해야되지?
- 다시 태어나
방귀
- 귀요미야, 나 이제 잘게. 근데, 방구에서 똥냄새 난다
- 그런말은 굳이 입 밖에 내 뱉지 말아줄래?
개소리 혹은 독설
- 초코렛 그만 먹고 양치해
- 아까 양치했는데, 이건 다크 초코렛이라 양치 안해도 됨
- 개소리를 정성스럽게도 한다
- 너 지금 나한테 독설을 퍼부었어
한량
- 정말이지 자유롭게 살고 싶다
- 지금의 널 봐 직장에 다닌다는 것 말고는 한량이잖아
빨래
- 이건 빨래를 해도 얼룩이 남아 있네
- 내가 깨끗하게 돌렸는데 왜 그렇지?
- 그냥 동작 버튼을 눌렀겠지
기후위기
- 요즘 날씨는 우리 치앙마이 갔을때랑 비슷해 그치?
- 응.
- 그러니까 치앙마이 갈 필요가 없어.
- 야. 날씨 땜에 치앙마이 가냐?
직장생활
- 씨팔 내일도 아직 목요일이아
- 내일만 지나면 금요일이야
토요일 오후
- 씻어야겠다. 근데 커피 마시러 가는데도 씻어야 되나? 안 씻은지 오래되긴 했어.
- 좀 씻어. 문명 사회에서 사람들이랑 같이 살아가는데.
샤워
- 나 좀 씻어야 될 거 같아
- 그래, 좀 씻어라
물엿
- 귀요미 몸이 예쁘다
- 근육이 없어 물살이야
- 물녀야? 물녀물녀물녀 물엿 귀요미는 물엿이야?
- 나 물엿 싫어
- 물엿이 왜 싫어 물엿이 없으면 우리나라 반찬가게 다 망해
쫀득하게 휘감는 물엿같은 사랑
망하지 않는 사랑
고생
- 귀요미는 참 곱게 늙어
- 곱게 안 늙을 이유가 없잖아 고생을 안 했으니까
김치볶음밥
퇴근 후 아내가 낮에 먹다 남긴 김치볶음밥을 먹으면서 하는말
- 맛있어. 저녁 안 먹어도 될 거 같아
- 니가 지금 먹는 건 뭔데
사랑은 이기심
- 씨발, 반반치킨 배달갔던 아빠가 죽었데
- 씨발, 이 세상엔 너랑 나 밖에 없어
아침잠
- 몇 시까지 잘거야?
- 일어날때까지
잘까?
- 벌써 12시다. 이제 잘까? 우리?
- 야. 자는 건 각자 자는거야
변화
- 나두 이제 달라질거야
- 제발
침
- 귀요미야 너는 왜 이렇게 혀를 싫어해
- 야, 침을 싫어하는 거야
야반도주
- 어차피 틀린 거 3억정도 대출 받아서 외국으로 날르자
- 다시는 한국땅을 못 밟아?
- 응
- 정말 너무 좋다
세수
- 일우야 너 근데 왜 세수 안해?
- 내일 할려고
살아있다
- 지후야, 너 심장이 팔딱팔딱 뛴다
- 살아 있으니까
메이드 인 차이나
- 이쁘다. 근데 이거 지나 사람들이 만든거네
- 모든 걸 다 지나 사람들이 만들지
독서
- 아, 못 읽겠다
- 읽지마
- 확 찢어버릴까
- 그러지 마
낮잠
- 그대로 있어. 난 니 발끝에 있을게
- 내 발 끝에 있지 말아줄래?
춘분
오리가 물 위를 낮게 난다
푸두득푸두득 날갯짓 소리
강물이 떨리고 마음은 고요하다
봄바람에 설레지 않는데
강물은 봄처럼 흐른다
경칩
시간이 눈처럼 흐르고
경칩에 폭설이 내린다
겨울 더위에 일찍 깼던 개구리는 얼어 죽고
경칩에 깨려던 개구리는 얼음에 갇혔다
세상사 별일인 듯 하다가도 돌아보면 별일 아니고
사랑도 그러하다
내 사랑은 어디로 흘렀나
직장생활
출근해서 커피를 마신다
좋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좋아
잠깐 동안 자료 정리를 한다
괜찮아
급히 처리할 일이 생긴다
귀찮아
동료가 점심값을 낸다
아싸
상사가 지랄을 한다
꺼져
야근을 한다
싫어
월급을 받는다
에효, 살아야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그럴 일은 없다
과일 주스
과일 주스를 좋아한다
오렌지 포도 감귤 알로에
또 뭐가 있지?
토마토 복숭아 매실 망고
뭐가 더 있지?
사과 딸기 키위 블루베리
파인애플을 빼 먹지 말아야지
두 가지 과일을 섞기도 하고
세 가지를 섞은 ABC 주스도 있다
ABC 주스는 과일 주스인가
비트랑 당근은 과일인가
내가 모르는 과일로 만든 주스도 있을 것이다
JUICE는 주스인가 쥬스인가
조스바는 죠스바가 아니니까 주스도 쥬스는 아닌가
과일 주스는 과일인가 주스인가
과일 주스의 대지주는 과일인가 물인가
과일주스를 생각하다가
토마토 주스를 마시면 피를 마시는 것 같아서 좋다고 했던 옛 사랑을 생각한다
과일 주스를 좋아한다
아버지가 요양원에 간지 두 달 가까이 됐다. 일요일마다 아버지 만나러 갔는데, 한 번 빼고는 늘 아내가 함께 갔다. 고맙고도 고맙다. 아버지 머릿속에는 마누라 - 평소에 아버지가 잘 안 쓰던 표현인데 치매 이후에 많이 씀 - 한 번 봤으면 좋겠다는 것과 작년과 재작년 추석 성묘 때 일가친척들 많이 모였던 기억, 할아버지 제사 때 손주들 - 아버지는 그냥 애들이라 함 - 봤던 기억이 깊게 남아있다. 아버지는 날 만날때마다 마누라, 애들(손주들), 강릉에 다 모인것(성묘) 얘기를 한다. 삶에 대한 희망이나 열망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어떤 기억이 있다는 것이 아무 기억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엄마한테 아버지가 엄마 보고 싶어한다 했더니 버스 타고 당일치기로 강릉 한 번 오겠다고 했다. 요즘 엄마는 홍콩 h지수 연계 ELS 때문에 마음에 큰 데미지를 입었다. 까먹은 돈은 그냥 돈이지만 문제는 심리적 타격을 잘 극복하는 일인데, 그 극복이 주위에서 말해주기는 쉬워도 당사자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심적 타격이 크겠구나, 생각해주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것만해도 다행이다. 엄마 주위에는 이모들이 있고 내가 있다. 엄마는 요즘 집안일 알바를 가는 날이 아니면 그냥 누워있다. 엄마 힘내요.
회사 동료 어머님이 곧 돌아가실 지경이 됐다. 지난주에 만난 의사가 네 달을 얘기했다고 한다. 이 형(회사 동료)은 시골 동네에서 유명한 효자다. 이 형이 어제 사무실에 며칠만에 출근해서 처음으로 한 얘기가 본인이 의지할 곳이 엄마랑 아내랑 두 갠데 이제 하나 밖에 없어서 어떡하냐,는 것이었다. 매우 공감했다. 내가 의지하는 것도 아내랑 엄마 두 사람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그들이 심적으로 무너지는 일은 막아야 겠구나 생각했다.
아버지가 의지할 곳은 나인가 요양보호사 선생님인가 둘 다인가?
출근길에 라디오 뉴스에서 20회째를 맞는 횡성한우 축제 소식을 들었다. 작년에 횡성한우 축제 한다는 소식 들은 게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또 같은 축제를 한다고 한다. 이것이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일이다. 지난해에 내 삶에 아무일도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간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간 것도 아니다. 나이 먹을수록 지나간 시간들을 압축하거나 압축해서 잊는 폭이 커지는 느낌이다. 새해가 시작하고 일주일만 지나도 '올해가 다 갔구나' 생각하는데, 올해의 남은 시간들이 큰 폭으로 압축될 것을 알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생명이 시간을 다르게 인식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어깨 통증은 많이 나았다. 4주 연속으로 주말에 서울 가서 주사 맞았다. 선생님이 2주 후에 예약 잡아 주면서 안 아프면 그만 오라고 했다. 2월 초에 아프기 시작해서 너무 아파서 아무 것도 못한 게 열흘 정도고 현재는 일상 생활은 가능하다. 다만 팔에 약간의 통증이 남아 있다. 2주 후에는 그 약간의 통증도 사라지길 바란다. 나이 먹으면 다 아프기 시작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건성으로만 넘겨 듣던 그 말을 실제로 아픈 몸에 새기는 게 나이 먹는 일인가 보다.
회사 다니는 일이 정말 지겨워서 정말정말 그만두고 싶은데, 내 나이에 이 지역에 이 정도 돈을 받는 이만한 직장이 없기 때문에 못 그만두고 있다. 회사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웃으면서 이런 얘기를 나누면서 나도 세상에 흔한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내가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뻔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게 심적 안정감을 줄 때가 있다. 이런 감정이 나이 먹을 수록 더 강하게 다가온다. 어렸을 때는 튀고 싶었는데 말이지.
건강 문제로 -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 담배랑 커피 중에 하나를 끊어볼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도 나이 들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