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4월 앨범이다. 3집이 93년 11월에 나왔으니까 인기가수들이 일년에 한 장씩 정규 앨범을 내던 당시 기준으로는 4집까지 시간이 좀 걸린 편이다.
정석원 곡을 한 곡 만 부르면서 공일오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했고, 김형석 곡은 충분히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김형석과도 결별했다. 이상우의 <슬픈 그림같은 사랑>이랑 모노의 <넌 언제나>(김보희랑 둘이 모노 멤버였나?) 박정원 작곡가의 곡을 두 곡 불렀는데, 둘 다 좋다.
정석원과 함께 하던 공동작곡 작업은 솔리드 정재윤이랑 했는데, <배려> <갓 블레스 유> 둘 다 띵곡이다. 특히 <배려>는 내가 지금도 종종 찾아 듣는다.
MGR(박용찬)이 만든 <고진감래>도 띵곡이다.
A면이 warm side B면이 cool side인 컨셉앨범이고 <이층집 소녀>의 휘파람 소리로 편안하게 시작한다. 박주연 작사. 본인이 글을 다 써도 되는데 굳이 박주연 누나의 가사를 한 곡 받았다. 본인 가사에 대한 약간의 불확신?
<부디>는 굉장히 히트했다. 시작하는 기타 소리가 특이하다. 가요톱텐에서 자주 봤던 기억이 나네.
<내 사랑 못난이> 또한 크게 히트했다. 이전 앨범까지는 후속곡은 소소한 히트를 하고 말았는데, 윤종신은 이 앨범에서 드디어 더블히트를 맛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는 곡이다.
<검은 리본 속의 너>(박정원 곡, 코러스 모노 김보희)에서 또 애인을 죽인다. 1~4집까지 쿼트러플 킬을 기록한다. 5집부터 안 죽여서 다행이긴 한다. 5집 또한 이별의 슬픔으로 처절하다.
<아버지의 사랑처럼>은 당시 잘나가던 젊은 뮤지션들이 공동으로 불렀다. 이승환이랑도 친했었나보네.
B면은 cool side 답게 본격적으로 시원한 사운드로 채워져있다. 장혜진이랑 부른 <굿바이>는 지금 들어도 띵곡이고 장혜진의 여리한 목소리에 맞춰서 윤종신도 미성으로 불렀다. 정석원 작곡
<널 지워버리기엔>은 윤종신의 가사랑 박정원의 곡 합이 아주 멋진 쿨 발라드다. 당시에 굉장히 좋아했다. 노래방에서 불러본 적 있는 것 같다. '언제나 흐뭇했던 거리에서 약속도 없이 떠도는 내 모습에'
<갓 블레스 유>는 목소리 짜냄과 스캣의 중간 그 어딘가에 있는 창법의 윤종시 목소리가 은근히 듣기 좋다.
<고진감래> 에서 <배려>로 이어지는 앨범 마지막의 연결이 마치 한 작곡가가 작업한 것 처럼 느껴진다. <고진감래>는 오랜 기다린 끝에 당신을 만나서 너무 좋다는 가사고 <배려>는 그 애인이 나를 떠나려고 하는데, 떠나도 다시 본인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가사다.
앨범 컨셉에 맞게 잘 만든 앨범이다. 수록곡들이 물 흐르듯 지나간다. 윤종신이 편곡자로 이름을 올린 첫 앨범이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