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아이폰 | 92 ARTICLE FOUND

  1. 2012.09.17 20120916 - 가위, 금각사 6
  2. 2012.09.04 20120904 - 여러가지 2
  3. 2012.09.04 20120904 - 수크령 2
  4. 2012.08.22 달맞이꽃
  5. 2012.08.19 초지대교 정상에서 2
  6. 2012.08.14 20120814 2
  7. 2012.07.30 초지대교 정상에서
  8. 2012.07.23 달맞이 꽃
  9. 2012.07.22 최승자 - 물 위에 씌어진 3
  10. 2012.07.21 20120721 - 토요일
  11. 2012.07.21 호랑나비
  12. 2012.07.13 20120713 - 7월 2주차
  13. 2012.07.06 20120706 2
  14. 2012.06.24 20120624 - 볼음도, 지후랑 4
  15. 2012.06.22 20120622 - 볼음도, 갈매기
  16. 2012.06.20 20120620
  17. 2012.06.11 결혼했네 4
  18. 2012.05.08 20120508 - 어버이날, 친구들, 영일이 아버지 3
  19. 2012.05.03 20120503 - 볼음도, 두 번째 방문 2
  20. 2012.04.25 20120425 - 볼음도, 첫 방문
  21. 2012.04.23 20120423 - 때
  22. 2012.04.17 20120417 - 봄 1
  23. 2012.03.26 20120326 - 친구를 만났다.
  24. 2012.03.18 20120318
  25. 2012.03.08 20120312 2
  26. 2012.02.20 20120220 1
  27. 2012.02.03 20120203 - 내일은 1
  28. 2012.01.28 20120128 - 창대 이용원 1
  29. 2011.11.26 20111126 - 나무 2
  30. 2011.11.25 바다 2

어젯밤에 가위에 눌렸다. 오랜만이었다. 피곤했었기 때문일까?

가위눌림에는 여러가지 케이스가 있는데 내 경우는 나의 실체가 두둥실 떠올라 천정까지 올라간다. 그리곤 온 사방을 배회하다가 누워있는 내 몸으로 뚝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그 순간 자이로드롭을 탄 것처럼 뱃속이 철렁한다.

처음 가위 눌렸던 날이 생각난다. 신월동 시장통의 삼층집에 살 때였다. 누운채 떠오른 내 실체가 온 집을 떠도는 동안 무척 무서웠다. 누워 있는데도 뒤쪽, 그러니까 바닥이 보이는 공포를 느꼈었다. 내 껍데기로 돌아온 실체는 몇 번이고 다시 떠올랐고 그때마다 나는 무서웠다.

엎드려 자다가 가위 눌리면 정말 무섭다. 딱 한 번 그랬던 적이 있다.

어제는 몸이 떠오른 곳이 지금 일하는 공장이었다. 사람들은 일을 하는데 나는 하늘에 누워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몇 번이고 떠올랐던 내 실체가 우리집에 누운 내 몸으로 돌아왔다. 그런데도 가위가 풀리지 않았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주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나는 체념하고 가위가 풀리길 기다렸다.

잠시후에 창문이 열리는 것 같더니 검고 차가운 바람과 같은 어떤 형체가 그 열린 창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다리쪽에서 오한을 느끼고, 도둑인가? 생각하던 중에 그 놈이 한 손으로 내 불알을 지긋이 잡았다. 그러더니 나머지 한 손으로는 내 코와 입을 막았다. 나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개같은 기분으로 깨어났다. 난 평소에 욕을 잘 안하는데. 눈을 뜨자마자 내뱉은 말이 씨발이었다.

다시 가위 눌릴까 봐 이층에서 잤다. 푹 잤다.

몸이 치곤한 탓도 있겠지만 금각사를 읽은 것이 가위 눌린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났다.

몇 년만에 다시 읽은 금각사는 아주 훌륭했다. 비극적인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패전 후 일본의 무력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한 싸이코패스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



지난주 수요일에 집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우리집에 썩어가는 것이라고는 내 몸뚱이 밖에 없기 때문에 자꾸 내 몸에 달라붙는다. 며칠 후면 비실대며 죽어갈 것이란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우리집에 들어온 파리는 배가 고파서 죽는다.

주인집 개는 설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고 있다. 내가 몸을 긁어준면 무방비 상태로 벌렁 드러눕는다. 지후는 가끔 설이는 왜 살까. 같은 질문을 한다.

잠자리의 계절이다. 얼마전 출근길에 온전한 모양으로 다리 위 인도에 죽어있는 잠자리를 봤다. 어떤 잠자리는 겁없이 공장에 들어와 기계 위에 앉았다가 누군가에게 잡혀 날개가 찢기기도 한다.

나는 밥 먹고 일하고 빵 먹고 일하고 또 밥 먹고 일한다. 그러다 죽겠지.

파리도, 개도, 잠자리도, 나도 어떤 이유가 있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미시마 유키오 흉내를 내봤다. ㅋ

짤방은 어제 가위 눌려서 날아다녔던 우리 회사. 가을이라 아침에 빛이 좋다. 사용 어플은 pictone. 이 어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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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자기능사 실기 공부해야 되는데, 귀찮네. 실기를 공부해야 하다니 뭔가 이상하다. 지후 말대로 돈만 들이면 자격증이야 얼마든지 딸 수 있는 것이다. 종자기능사 실기도 노량진의 학원에서 강의를 한다. 예전에 남현이가 한국에서 돈 벌려면 노량진에 학원 차리면 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내일부터 실기 공부해야지. 오늘은 푹 자자.

 

 새 직장에 나간지 두 달이 지났다. 인간의 삶이 아닌 야간 3주 연속도 있었다. 그러다가 주간으로 돌아오니까 인간의 삶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최악에서 약간 덜 최악이 된 것만으로도 그렇다. (나란) 인간이란 그렇다.

 불경기가 계속되서 토요일에 자주 쉬었으면 좋겠다. 지금 하는 일은 돈을 많이 받는 알바라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니까. 그랬으면 좋겠다. 예전부터 일했던 사람들은 토요일, 일요일에 쉬니까 급여가 줄어들어서 싫어하는 눈치다. 정말 싫다. 몸에 익으면 한달에 두 번만 쉬면서 하루에 열두 시간을 일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것일까? 갠지스 강에서 빨래를 하는 노인들처럼 벽지 만드는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싫다고는 했지만 나도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이니까 근본적으로는 그들과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한다. 직장이란 것은 애초에 자아를 실현한다거나 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직장이란 것은 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니는 것일 뿐이다. 직장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년엔 어찌될까. 두려움이 많다. 9월 중에 볼음도에 꼭 방문하자. 10월 이후에는 몇 번이고 가자. 자꾸 가야 뭔가 보이고 일이 일의 모양으로 진행되겠지.

  그렇더라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는 필수다. 너무 깊게 대비하면 최악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수가 있으니 가볍게 생각만 해두자. 너무 긍정적인 사람은 최악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빠져나올 수 없는 최악의 악순환에 빠지는 수가 있다. 

 사실 현상태에서 더 안좋은 상황은 떠오르지도 않는다. 잘하자.

 나에게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자. 지후에게는 착하면서도 좋은 사람이 되자.

 

 

 

짤방은 우리 회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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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4 - 수크령

사진 2012. 9. 4. 00:19


큰 강아지풀이라고 생각했던 게 수크령이었다. 수크령,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수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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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사진 2012. 8. 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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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맞이꽃. 비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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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대교 정상에서

사진 2012. 8. 19. 05:59


8월이 왔고 여전히 하루에 두 번 초지대교를 건넌다.

입추가 지났고 눈에 띄게 해가 짧아지고 있다. 해는 매일 같은 간격으로 짧아지는데, 내가 입추라는 말을 못 이겨서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른다.

며칠동안 저녁으로 선선하더니 어제랑 오늘은 다시 밤에도 덥다. 팔월의 늦더위다.

기후변화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 또한 해가 짧아지듯 느리고 정확한 간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며칠전 출근길에 비 그치고 좋은 하늘 아래 다리 정상에서 찍었다. 무엇을 했건 지나간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똑같은 하늘이 없는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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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4

그때그때 2012. 8. 14. 19:50

휴가 끝나고 지난주부터 야간출근이다. 여덟시부터 여덟시까지다.

힘들다.

주간때와는 달리 집에오면 술 취한 새끼 고양이처럼 비틀거리다가 다시 출근한다.

어제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는 돈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선택한 직장이 이런식으로 돌아갈 뿐이다. 강화에 오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생각했던게 김포에 있는 어느 공장에 다니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돼버렸다. 준비가 부족했던 탓이다. 하지만 준비를 많이 한다고 준비한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내년에 볼음도에 들어가는 것인데, 인생의 불확실성을 고려한다면 다시 한 번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이 될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 두어야 한다.

불확실성,


어제 출근길에 자전거 뒷바퀴가 터졌다. 대곶에는 자전거포가 없으니까 재수 없으면 양곡까지 자전거를 끌고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더니 진짜로 그렇게 됐다. 진짜 힘들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대곶의 오토바이 가게에서 빵꾸를 때워주는 것이었는데....

양곡까지 가는 동안 진짜 힘들었다. 잠은 오고 몸은 피곤하고 지후에게 온 전화를 받으려는데 밀어서 통화하기는 밀리지 않고

그렇지만 결국 타이어를 교체했고 무사히 집에 도착해서 지후와 같은 공기를 마셨다. 지후의 단호박 식빵도 먹었다.

땜질하듯 살지 말아야지. 그것이야 말로 최악인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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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야간 근무 중에 종종 바라보는 풍경

그리고 8월도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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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대교 정상에서

사진 2012. 7. 30. 21:49
하루에 두 번 자전거로 초지대교 정상을 지난다. 오늘 오전에 미친듯한 소나기가 내렸고 오후엔 구름의 흐름이 빨랐다. 일감이 없어서 일찍 퇴근했다. 좋은 시간에 초지대교 정상을 지났다. 바다 왼편이 우리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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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꽃

사진 2012. 7. 23. 21:47



나의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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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서 예전에 서점에서 찍어뒀다. 

사람들이 꿈과 함께 살고 있다. 생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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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 토요일

그때그때 2012. 7. 21. 22:14

 얏호! 오후 두시 반에 끝났다.

 처음에 일 시작할때는 토요일이고 일요일이고 일해서 돈만 많이 벌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몸이 고되니까 일찍 끝난 걸로 기분이 좋다. (나란) 인간이란 그런것이다.

 이번주는

 월요일~금요일 - 힘들었다. 지난주보다 덜 힘들었다. 동료 중에 하나가 열두시에 자고 여섯시에 일어난다길래 며칠 따라했다가 무척 힘들었다. 늦어도 열한시에는 자야겠다. 몸이 많이 익숙해졌다. 그래도 집에오면 무척 피곤하다.

 

 짤방은 최근 3주간 가장 많이 본 풍경

 

 

 다음 짤방은 비오는 날 아침 출근길에 찍은 버섯 - 촉촉한 독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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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

사진 2012. 7. 21. 22:00

 작년 이맘때 찍어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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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 금요일 - 힘들었다. 지난주보단 덜 힘들었다. 퇴근하면 너무 갈증이나서 맥주를 두 캔씩 마셨다. 돈 모아야 되니까 다음주부터 콜라로 바꾸자. 콜라는 쩜오리터 다 마셔도 맥주 한캔 값이다.

그리고 야간조 한 명이 크게 다쳤다. 항상 조심해야겠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불경기로 인해 벽지 재고가 충분해서 내일은 쉰다. 주말엔 공부 좀 해야지.

비가 오면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엊그제 지나치려는 60-2를 겨우 세워서 타고 퇴근했는데 오늘은 그냥 지나갔다. 아침에 비가 안오길래 자전거를 탈까. 했었는데.
담부턴 고민하지 말아야겠다. 하루하루 해야만 하는 작은 선택들로 인해 성질나면 안되는데, 몸이 피곤하니 아까 그 버스기사를 살해하고 싶은 충동이 부글거린다.

내일을 위해서

는 중요하지만 그 내일 때문에 점점 안 좋아지는 상황들을 괜찮아. 해버려선 안된다. 이것이 지나친 낙관의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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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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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6

사진 2012. 7. 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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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 오늘밤. 우리동네.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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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음도에 다녀왔다. 지후랑 다녀왔다. 아침배로 갔다가 오훗배로 나왔다. 문학현 선생님이 오후에 숭어 잡으러 가자고 하셨지만 지후의 첫 방문이고 일박이 일정에 없었기 때문에 2시배로 나왔다.

당나귀 아줌마가 점심으로 비빔국수를 해주셨다. 지후가 당나귀 아줌마네 집 자리를 좋아했다. 집이란 건 역시나 문을 열었을 때 탁 트인맛이 있어야 한다. 당나귀 아줌마네는 고양이 새끼가 두 마리 있었다. 귀여웠다. 어린것들은 모두 귀엽다.

어떻게 할까? 를 얘기했다. 부부가 미래를 얘기하는 순간은 어떤 엄숙함과 신성함, 불안과 희망이 함께하는 기묘한 시간이다. 2차, 3차, 4차, 5차, •••••• 회의를 거쳐서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다.

다음엔 자고 오자.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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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음도에 또 다녀왔다. 오며가며 배에서 갈매기를 찍는다. 관광객들은 그들에게 새우깡을 준다.

 볼음도에서 쑥을 베는데, 커다란 개구리가 나왔다. 오형단 선생님 曰 "이 분이 전생에........" 오형단 선생님은 개구리에게도 이 분이라고 하시는 분이다. 좋은 분이다.

 오늘 오후에 김포에서 아주 중요한 약속이 있었는데, 안개 때문에 새벽배가 못 떴다. 결국 전화에서 약속을 미뤘다.

 섬의 삶이란 그런것이다. 상을 당해도 배가 못 뜨면 나가지 못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쁘지 않다.

 

 

  볼음도를 대표하는 것은 해산물이 아니라 논이다.

  배 뒤를 따라붙는 갈매기들은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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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0

그때그때 2012. 6. 20. 00:12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니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부턴 전쟁이다.라고 마음 굳게 먹고 있는 중에 왕좌의 게임 시즌2 9화를 봤다. 시작부터 끝까지 전쟁이다. 전쟁은 정말 미친짓이다. 삶은 전쟁인가? 전쟁처럼 살면 그렇다.

나는 꼽사리다를 듣다가 우석훈이 현금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귀가 번뜩했다. 역시나 현금인가? 현금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그렇다. 가장 중요한 건 빚을 지지 않고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다.

페이스 타임을 통해서 당신 얼굴을 보면서 순수한 poor 자체인 우리의 현재와 순수한 poor 지체일지도 모를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당신도 웃고 나도 웃었다. 즐거웠다. 앞으로도 우린 그지 섀끼들이야. 라고 하면서 웃을 수 있는 날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언제나 그렇지만 지후는 예뻐.



제주도에서 다 좋았는데, 비자림도 좋았다. 빛을 향해 달렸더니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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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네

그때그때 2012. 6. 11. 17:40

어제

사람들이 많이 왔더랬다.

지후 친구들, 내 친구들, 친지들, 관계에 얽힌 사람들.........

관계란 두려운 것.

미래란 불안한 것.

결혼식은 뭐 즐거웠다.

결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 - 장인어른의 걱정이 담긴 멘트

dk가 음향을 봐뒀다. 땡큐
형진이가 사회를 봐줬다. 땡큐
상태가 사진을 찍어줬다. 땡큐
영일이가 공항까지 태워줬다. 땡큐

사람들이 와줬다. 감사합니다.

많은 빚을 가지고 관계속에 살아간다.

그것이 인간


그리고 지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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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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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일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내 결혼 후에 돌아가셨으면 했는데, 내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어제도 정시에 퇴근해서 가고 싶었지만 밭일이 조금 늦어져서 밤늦게야 병원에 도착했다. 마음처럼 되는 게 없구나. 결혼날을 잡았기 때문에 절은 하지 않았다. 식구들한테는 초상집에 간 것을 비밀로 했다. 장지에 가서 한 시대(세대)가 끝나는 순간을 지켜봤다. 아침부터 벽제 화장터에는 눈이 퉁퉁 부은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형우, 건영이, 용학이도 끝까지 함께했다.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굉장히 즐거웠다. 오랜만에 나도 농담들을 쏟아냈다.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그런것이다. 사실 친구들이 아니라도 위축될 필요는 없다. 그런점에서 건영이한테 많이 배운다. 영일이는 무척 피곤했을 텐데도 일산에서 길음까지 나랑 건영이를 태워줬다. Thank You! 우리는 영일이가 졸지 않도록 쉴새없이 떠들어댔다. 음담패설도 많이 나왔다. 즐거웠다.('부인께 무릎꿇고 빌어'랑 '손만 빌려줘'는 마음속에 담아둔다.) 덕분에 힘이 많이 났어. 너희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엄마한테 문자를 보냈다. 영일이 아버지 장례에 간 것을 알리기 싫어서 전화는 하지 않았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는 내가 엄마를 지켜주겠다. 사랑한다.는 내용이었다.

 답장이 없다. 무슨일이 있는걸까? 내일은 통화하자.

 

5월 8일 7시 30분의 세 친구 - 형우가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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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밭 무농약 인증 때문에 품관원 직원들과 볼음도에 다녀왔다. 밭 모양이 엉망이라 좀 부끄러웠다. 얼핏 보면 그냥 묵혀두고 있는 밭으로 보인다. ㅡ.ㅡ;

 이번에도 9시 배로 들어갔다가 2시배로 나왔다.

 볼음도에는 식당이 없다. 오늘도 점심을 얻어 먹었다. 감사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볼음도의 명물인 '800년 은행나무'를 구경시켜 주셨다. 나한테는 장가가기 전에 나무 한 번 만지고 가라고 농담을 하셨다. '일우는 ~~`'이라고 이름을 불러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여태껏 하얀 민들레만 토종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다. '조선 민들레'라고 부르셨다. 정감이 가는 이름이다.

 볼음도 뿐 아니라 강화에는 봄이 왔다. 언제 겨울이었냐는 듯이 곳곳이 푸르다. 기분 좋은 일이다. 어딘가 황량했던 집 주변에도 복숭아꽃, 사과꽃, 앵두꽃이 피었다.

 이런 좋은 시절에 또 혼자라서 섭섭한 마음이 있다.

 그렇지만 뭐~~~~ 

 

 <800년 은행나무> 실제로 보면 1,000년 넘게 살았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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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만 듣던 볼음도에 다녀왔다. 과연 소문대로다. 작은 섬에 논이 엄청 넓다. 잠깐 본 것 뿐이지만 벼농사에 어떤 확실한 체계가 있는 곳임을 느꼈다. 그곳에서의 미래를 떠올려봤다. 모두 내가 할 나름이다.

 9시 배로 들어갔다가 2시 배로 나왔다. 다음에는 하룻밤 자고 와야겠다.

 아침에는 배멀미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돌아올 때는 배에 타자마자 해병대 아저씨들과 함께 덜렁 누웠다. 어제는 날이 더워서 누군가가 선실의 문과 창문을 다 열어뒀다. 누워있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기분이 좋았다. 눈을 감았다. 그대로 시간이 멈춰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틀어놓고 잠든다. 쿨한 마음가짐을 갖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팟캐스트다. 만날 그 얘기가 그 얘기지만 만날 듣는 그 얘기가 만날 쿨해지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족한 것이다.

 

 

짤방은 돌아오는 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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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3 - 때

그때그때 2012. 4. 23. 21:43

 주말엔 비가 왔다. 세차게 왔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라디오에선 봄꽃이 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오늘 아침엔 안개가 자욱했다. 백령도엔 안개가 자욱하다는 일기 예보가 흘렀다. 강화도 날씨는 백령도를 기준으로 하면 맞는다. 안개에서 만두 냄새가 났다. 정확하게는 후추를 잔뜩 뿌린 만둣국 냄새가 났다. 일회용 만두가 들어있는 만둣국 냄새가 났다. 모든 만두는 일회용이다. 더 정확하게는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이 고향만두를 넣고 끓인 만둣국에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서 후추를 잔뜩 뿌린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점심을 먹을 때까지 남아있었다. 이상한 일이다.

 외근을 나갔다. 버스를 탔다. 만둣국 냄새가 내 손에서 나는 것이란 걸 알았다. 2012년 4월 23일 월요일은 내가 손에서 만둣국 냄새를 풍긴 날이 되버렸다.

 버스에 앉아서 만두 냄새를 맡으며 차창 밖을 구경했다. 벚꽃도 매화도 전혀 지지 않았다. 주말동안 정말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떨어진 잎의 수는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에서 뭐라고 떠들어대도 이쪽은 아직인 것이다.

 냄새랑 벚꽃 때문에 때에 대해서 생각했다.

 

 "아직 (그)때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망자의 변명같은 이 말을 새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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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7 - 봄

그때그때 2012. 4. 17. 21:55

 봄이다. 몸살이 왔다. 쉬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일요일 새벽에 욕실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졌다. 눈 바로 위가 찢어졌다. 죽지 않길 다행이다. 몸은 쑤신데, 눈에서는 피가 나니까 짜증이 났다. 사는 게 병신같다.는 당신의 얘기가 떠올랐다. 그날은 땀과 피로 범벅인 채 보냈다. 몸은 아직도 아프다. 아픈 게 길어지니 늙고 병든날들을 생각하게 된다.

 봄이다. 농부들이 논을 갈기 시작했고 밭들은 이미 모양을 갖추었다. 풍경이 초록을 띄기 시작하고 여기저기 꽃들이 피었다. 사무실 옆건물에는 제비가 집을 지었다. 곧 여름이겠지.

 예상은 했지만 농사를 못짓고 있다. 동네에서 농부들을 마주칠 때마다 몸 속의 세포들이 꿈틀거린다. 내 자리가 저곳이어야 하는데,라고 마음이 수근거린다. 수근거림이 혈관을 타고 온 몸을 흐른다.

 일은 큰 범주에서는 숙명이어야 하고(체념이 아니다) 작은 범주에서는 즐겁거나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그러질 못하고 있다.

 

 멍하니 있다가는 버려진 인형이 되기 십상이다.

 버려진 인형은 어떻게 찍어도 불쌍하게 나온다.   

 그는 쓰레기들 틈에 외롭다.

 그렇지만 당신곁의 나는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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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영일이랑 형우가 우리집에 다니러 왔다.

 만나면 늘 하는
 사는 얘기, 친구들 얘기, 게임 얘기들이 오고 갔다.
 별것도 없었다. 

 나는 탁 털어놓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얘기하고 친구는 괘념할 것 없다는 듯이 받아들인다.
 그 순간 
 내 기도를 타고 나온 묵직한 무게는 그대로 공기 중에 섞여버린다.

 그리고 오늘

 괘념치 않는 무사한 하루를 보냈다. 

 君! 앞으로도 종종 놀러와. 내 홀대는 하지 않으마.

 짤방은 집 앞에서 한 장 온수리에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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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8

그때그때 2012. 3. 18. 20:30
 강릉에 다녀왔다. 강릉집에 있던 공유기의 플러그를 뽑았다. 그 순간 한 시절이 끝났고, 한시름 덜었다. 마무리가 썩 매끄럽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우둘투둘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지후는

 문을 열고 집을 나섰다. 냉이가 많은 곳을 알아냈고, 처음으로 빨래를 돌렸고, 음식물쓰레기도 버렸다.

 집에 온 다음에 나는

 마음 편하게 밥을 먹었고, 나무를 쪼갰고, 세탁기를 돌렸고, 공유기를 연결했다.

 강릉에서 챙겨온 짐에 아이폰 박스가 있었는데, 그 안에 담배가 한 갑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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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2

그때그때 2012. 3. 8. 16:20
 강화 생활에 익숙해져간다. 

 3일에는 지후네서 짐이 들어왔다. 지난주에는 재 정리하다가 (정신줄 놓고) 보일러에서 타던 나무를 땔나무 위에 올려놓고 출근하는 바람에 집 다 태워먹을 뻔했다. 동네 사람들이 내가 어디사는지 알아가고, 인사를 받아준다. 주인아저씨네 텃밭과 개장과 하우스가, 버스정류장들이, 동네의 논밭들이, 매일 지나치는 건물들이 점점 낯익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익숙함과 일상이 된다. 
 
 등기소 직원을 꿈꾼 적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봐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었다. 도서관 사서도 '전 책을 좋아합니다.'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들이 쌓이고 쌓여도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하는 삶을 꿈꾼 적 있었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일상은 모두 타인의 것이다.

 아침에 씻고 나갔다가 집에 와서는 라벨의 '볼레로'를 들으며, 저녁을 먹고 그릇을 부시고 빨래랑 청소를 한다.

 매일 이럴수는 없겠지만 당분간은 이것이 변하지 않는 일상이길 바란다.

 익숙해질 때까지


매일 보는 풍경 중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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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그때그때 2012. 2. 20. 18:59
 늙었나?

 시간이 빨리간다. 무척 빨리간다. 작년인가 싶더니 올해고, 1월인가 싶더니 2월인데, 2월도 스무날이 지났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서쪽 바다에서도 해는 붉게 떠오른다. 좋은 기분이 몸과 마음을 따라 흐른다. 출근하려고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 버스정류소 이름은 '이발소'다. '이발소'앞을 지나는 버스는 하루에 다섯 번이다. 좋은 기운이 계속 남아있다. 

 그랬다가는 낮부터 이리저리 흔들린다.

 초심을 생각해본다.

 당신, 농사, 잡곡 꾸러미, 소박한 식탁, 건강한 생활

 흔들리지 말 것.

 과로는 피할 것.

 현재보다는 미래. 

 그래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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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온수리에서 서울 송정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눈이 내렸다. 주머니엔 3800원이 있었고, 담배랑 도토루 커피를 샀다. 그리고 내일은 상견례다.

강릉에서 강화로 옮겼고 집을 구했고 직장이 생겼다.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농사도 조금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객관적으로 보면 일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게 맞는데, 한동안 계속 침체였다.

불안과 두려움이 내 특유의 낙천과 낙관을 짓누르고 있었다.

체념하는 일요일 혹은 순응하는 혹은 수긍하는 일요일 또는 그런 하루하루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누구에게나 납득할만한 매일매일이 필요하다. 보통이라면 어제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산 오늘이 그 기준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퇴근길에 지후랑 메세지를 주고 받았다. 지후도 퇴근길이었다.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둘 다 이동중인 상태에서 텍스트를 주고 받는 세상이 미래라고 했더니 지후가 현재다.라고 했다. 현실감을 갖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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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잘랐다. 언제부턴가 미용실엔 가지 않는다. 미용실은 대체로 말이 많다. 

 이발소는 이발사에게 짧게요.라고 하면 더 이상 대화가 없게 마련이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이발사와 나 사이에는 가위질 소리와 잘린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소리, 기독교 채널의 설교 소리만 가득했다. 이발사는 비누로 머리를 감겨줬고 야쿠르트병 주둥이도 열어줬다. 가게를 나가려는 순간 벽에 걸려있는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복되고 창대하게'

 남자 목욕탕만큼이나 온전한 남자들만의 공간

 생면부지의 남에게 내 몸을 온전히 맡겨야 하는 곳

 이발비는 8,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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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6 - 나무

그때그때 2011. 11. 26. 21:18
 올해가 다 지나간듯 느껴진 게 벌써 몇달전인데, 아직도 한 달도 넘게 남았다. 시간은 그렇다.
 오늘은 열심히 다녔다. 힘을 다 써버려야 새 힘을 얻기 때문이다. (하이킥에서 내상씨가 미친듯이 달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어제는 목욕도 하고 발톱도 깎았다.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해서 열심히 걸었다. 성에 덜찬다. 내일은 숲을 헤메든, 계속 걷든 해야겠다.

 

 어제 강릉시내에서 찍은 사진인데, 사람들이 빛을 향해 걸어가기도 하고 빛을 등지도 오기도 한다.
둘 다 맘에 든다. 그리고 둘 다 어딘가 모자란다.

 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이 나무는 천 개의 눈을 가지지 못해서 오직 앞만 바라볼 수 있었다. 뒤에서 온 사람들은 뒷모습만을 보이며,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언덕 너머로 사라졌다. 나무는 자기만 혼자 서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공포를 느꼈다. 앞쪽에서 와서 나무를 지나쳐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무는 뒤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자기 뒤에 무엇이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또 나무는 앞쪽에 보이는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나무는 외로웠고 궁금했고 동시에 두려웠다. 그러다가 나무는 언덕 너머에는 바다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딱 한 번만이라도 언덕 너머의 바다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소년이 나무에게 다가왔다........

오늘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미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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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그때그때 2011. 11. 25. 14:06



어제 먹은 것들을 다 싸내고 바다에 왔더니 머리가 하늘처럼 텅 비었다.

바닷가에는 갈매기가 무리지어 날고 아빠랑 함께 놀러온 아이는 뒤뚱거리며 뛰어다니고 낚시꾼들은  낚싯대를 던지고 젊은 연인은 방파제 위를 사라질 듯 걷는다.

바다는 혼자와도 좋고 겨울에 와도 좋고 흐린날 와도 좋다.

바다에 오면 바다쪽만 쳐다보게 되는 것처럼 자꾸 당신만 보게 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을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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