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기능사 실기 공부해야 되는데, 귀찮네. 실기를 공부해야 하다니 뭔가 이상하다. 지후 말대로 돈만 들이면 자격증이야 얼마든지 딸 수 있는 것이다. 종자기능사 실기도 노량진의 학원에서 강의를 한다. 예전에 남현이가 한국에서 돈 벌려면 노량진에 학원 차리면 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내일부터 실기 공부해야지. 오늘은 푹 자자.

 

 새 직장에 나간지 두 달이 지났다. 인간의 삶이 아닌 야간 3주 연속도 있었다. 그러다가 주간으로 돌아오니까 인간의 삶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최악에서 약간 덜 최악이 된 것만으로도 그렇다. (나란) 인간이란 그렇다.

 불경기가 계속되서 토요일에 자주 쉬었으면 좋겠다. 지금 하는 일은 돈을 많이 받는 알바라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니까. 그랬으면 좋겠다. 예전부터 일했던 사람들은 토요일, 일요일에 쉬니까 급여가 줄어들어서 싫어하는 눈치다. 정말 싫다. 몸에 익으면 한달에 두 번만 쉬면서 하루에 열두 시간을 일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것일까? 갠지스 강에서 빨래를 하는 노인들처럼 벽지 만드는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싫다고는 했지만 나도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이니까 근본적으로는 그들과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한다. 직장이란 것은 애초에 자아를 실현한다거나 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직장이란 것은 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니는 것일 뿐이다. 직장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년엔 어찌될까. 두려움이 많다. 9월 중에 볼음도에 꼭 방문하자. 10월 이후에는 몇 번이고 가자. 자꾸 가야 뭔가 보이고 일이 일의 모양으로 진행되겠지.

  그렇더라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는 필수다. 너무 깊게 대비하면 최악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수가 있으니 가볍게 생각만 해두자. 너무 긍정적인 사람은 최악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빠져나올 수 없는 최악의 악순환에 빠지는 수가 있다. 

 사실 현상태에서 더 안좋은 상황은 떠오르지도 않는다. 잘하자.

 나에게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자. 지후에게는 착하면서도 좋은 사람이 되자.

 

 

 

짤방은 우리 회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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