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4/20 | 3 ARTICLE F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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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가


저지방 우유가 뭔 말이야
우유 한 사발에 설탕을 타 마셔야 잠이 오는데
다이어트 콜라는 또 뭐야
간식으로 빅맥을 두 개씩 먹어야 배가 약간 차는데
술만 끊으면 뭐해
술 자리에 끼어서 통닭을 두 마리씩 먹고
다음날 아침엔 삼겹살을 두 근씩 구워 먹는데
다이어트가 무슨 소용이야
온종일 먹고도 배가 고파서
자다가 새벽 두 시에 깨서
야식집 전단지를 훑어보다가
닭도리탕을 주문하고야 마는

나는 소식중인 대식가
AND

삶은 달걀을 먹다

속내를 알기 어려운 내가
속을 알기 쉬운 너를 먹는다
샛노랗게 질린 너에게 미안하다

AND

고랭지 여자

강원도 정선군 백복령 꼭대기
불이 꺼진 작은 술집이 울고 있다
비 내리는 밤 한 여인이 거기 잠겨 있다
그 여인은 이 세상을 등진 친구의 아내
고향으로 돌아온 초등학교 때 짝궁
내게 메밀전병과 막걸리를 내어주고
손님이라곤 나 하나뿐인 가게에서 함께 술을 마시는 여인
고랭지 배추마냥 속이 꽉찬 여인
김장 배추 속 싸듯 슬픔을 꾹꾹 눌러담은 여인
옆집 살면서 말도 제대로 못 붙여본
수줍은 나의 첫사랑
해발 830미터,
고랭지 여자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