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남쪽엔 먹구름
북서쪽에 태양
나는 서쪽으로 걷고 있고
오른손을 들어 햇빛을 가린다
등 뒤에선 바람
바람은 동풍이구나
곧 동쪽이 환해지겠군
허리엔 디스크
목에도 디스크
목을 치켜들고 팔자 걸음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멈춰선 신호등 앞 
담벼락 위로 오동나무, 뽕나무, 이팝나무가 있고
커다란 버드나무도 보인다
세상에 많은 이름을 알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의 이름은 내가 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바람이 시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걷는

AND

이율배반
지성이 넘치는 반지성주의자(X)
욕망이 없는 쾌락주의자(X)
졌잘싸(O)

예수님
씨발퍼킹 예수님, 왜 묻지도 않고 본인이 내 죄를 뒤집어 쓰고 지랄이야

결혼기념일 
이혼하기 전까지는 챙겨야 하는 것


어떤 새가, 찌 찌리리리리 우니까 다른 새가, 찌리리리리릭 운다

극우
도널드 트럼프가 뉴스에 나오자 우리 오빠 나왔네, 라고 하는 우리 엄마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인사랑 애는 나와 봐야 안다

비닐 우산
비닐 우산이 비에 젖었다 그게 우산의 일

미안하지 않은 잘못
잘못했단 말은 하지 않고 미안하단 말만 수시로 한다

시발
시발이란 말을 너무 많이 한다 시발

춘분
해는 다시 길어져 균형을 맞추는데 젊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기억
기억나지 않는 지난밤에 무슨일이 있었나
종일 기억을 더듬다가 또 다시 기억나지 않는 밤을 맞이하다

드라마 퀸
작은 실패를 증폭시키다

눈밭
동물 발자국 사이에 내 발자국을 더하다

전반적인 사이
구체적인건 구체적인 사이에서 얘기하는 거고 전반적으로 어떻게 지내는지가 궁금하다

마음
너를 소개시켜주는 건 나를 소개시켜주는 거라
너는 그 여자랑 잘 되면 안된다

플라스틱
사람이 죽으면 흙과 플라스틱으로 돌아간다

2차
술이 취해서 술 먹으러 가는 것

타협
자연에는 사치가 없다

닭똥집
역시 똥 묻은데가 맛있네

우울증
소주가 싫어지고 막걸리가 땡기면 우울증이네

죽음
미워했던 사람도 죽으면 안타깝다


세상은 넓고 안주는 많다

인생은 사탕
빨다보면 사라지는 것

토요일
일요일같은 토요일은 개이득인가 아닌가

입춘
나무 끝에 삐죽삐죽 새 잎은 올라오는데 
나의 삐죽이는 어디에 있나

핏줄
따박따박 반말을 하는 어린 손녀를 오토바이 앞쪽에 태우고 오냐오냐 웃어주는 노인

큰엄마
엄마가 되본적도 없는데 큰엄마가 되버렸다

텃세
철새가 텃새한테 텃세를 부리네

삼박자 커피
커피2 설탕2 프림2

도망
인생은 쫓겨남의 연속이지


산다는 건 똥 싸는 거지

욕심
돈이 없으면 더 쓰고 싶다

행복과 불안
애들 크는 속도보다 내가 늙는 속도가 빠르네

죽음
죽어보지 않고는 죽음을 안다 할 수 없다

우울증
향정신성 의약품을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나?

평화
옆에 있는 여자 말이 맞다. 그게 평화다

새해 결심
더더욱 물의를 일으키지 말자

단순
미래가 불안한 사람은 삶을 단순화하려고 하고 한정된 목적은 인생을 간결하게 한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수 없는 것


사자는 들소의 눈을 먹지 않는데, 인간은 물고기의 눈을 먹는다


잠은 보약인데, 긴 잠은 죽음이다


꽃은 어디서 피든 다 꽃이다

환절기
노인들이 갑자기 죽는다

제임스본드
처음 만난 여자랑 무조건 같이 잠

대리운전
인생을 개똥같이 만들어 주지 않는 값 시내 13,000원

헛소리
자다 일어나서 담배 거꾸로 물고 불 붙이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벌초
벌초 좋아하는 사람 한 놈도 없다

믿음
믿을 건 와이프, 마누라, 집사람, 애들엄마, 안사람 뿐이다

출근
너는 무덤처럼 잠들었구나, 다녀올게요 내사랑

보통의 행복 
퇴근 후, 냉동 만두를 굽고 편의점에서 산 맥주 1,240미리를 마시며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 것

시간
들여다보면 느리게 간다

위로
엄마가 점 보고 와서 내년에 좋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

집착 
내 혀로 네 몸에 내 이름을 쓰겠다

배출
똥 싸면서 코를 풀다

허기
황사에서 카레 냄새가 난다

인과응보
태어나서 죽는일이 인과응보다

어긋난 사랑
나는 너를 향해 눕는데, 너는 벽을 향해 눕는다

취향
같은 보리를 먹어도 나는 맥주를 마시고 너는 보리차를 마신다

행운
지금 살아있다면 인생의 운을 이미 다 쓴 것이다

떠벌이
그 사람은 안 아픈데가 없어, 주댕이만 빼고 다 아파

무기력
먹기 전엔 배가 고파서 기력이 없고 먹은 후엔 소화시키느라 기력이 없다

동질감
담배 한대 같이 피우면 그때부터 친구다

미국 자본주의
셀프주유소에서 기계가 팁을 요구한다

끝나는 사랑
새끼 손가락 끝 마디만큼 네가 보고싶다

미끼상품
나이 마흔 다섯이 되어서야 겨우 투 플러스 원 상품을 하나만 살 줄 아는 사람이 됐다

로또 복권
이번주에도 안됐다
내가 안됐다


학교를 파하고 교문 앞 문방구에서 제 몸뚱아리보다 큰 가방을 등에 메고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함께 봄은 온다

공범
일요일, 느지막이 일어나 즉석밥과 구운 스팸을 먹고 행복하다
나이 50이 가까운 지금, 그렇고 그런 세상에 공범이 되었다

요통
인생의 전성기보다 먼저 찾아온다

생강나무
쳐다보면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생강나무

욕쟁이
예쁜 걸 보면 시팔소리가 먼저 나온다

운전면허
인생살이가 운전면허 시험처럼 순조로우면 얼마나 좋아


내 복은 내가 삶는다는데 복을 어디다 어떻게 삶나?

비관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나고
전세계 곡물값은 오르기만 하는데
여기 인간들은 왜 이렇게 많이 먹어대고 또 왜 이렇게 밝어?

마흔살
나이 사십이면 세상의 사십프로는 아는 줄 알았더니
그저 마흔살 빈털털이네

암보험 
암에 걸려 죽을래도 90일을 기다려야 한다

아파트
빈 성냥갑을 쌓다

제임스본드 
콘돔은 갖고 다니나

까마귀
까마귀에서 까를 빼면 마귀

자본주의 
빚더미 위에 쌓아올린 신화

입사지원서
지원동기 : 의식주 해결

허리 디스크
침을 맞으러 가면 착한 사람이 된다

냉장고
있으면 열어보게 된다

겨울
찬공기가 방충방에 걸려있다

인생
광 팔았을 때 말고는 쉬지 않는 것

중년
죽을병에만 안 걸렸어도 성공한 인생이다


졸려죽겠는 꿈을 꿨다

삶과 죽음
인생엔 이 두 가지만 있을까
그런거 같다

출근
아, 하기 싫다

살의
난 별로 더 마시고 싶지 않는데
술도 약한 놈들이 왜 자꾸 더 먹자 하지?


일하고 돌아와서 웃을 수 있는 곳

회개
죄짓고 나한테 고백하지 마라
나도 죄가 많은 인간이다

엄마
엄마만큼 애틋한 것도 없다


삶이 싱그럽지 않은데
봄을 알면 아저씨다

전화
결혼한 친구가 전화를 안 받으면 불화가 있나 생각한다

알콜중독
존재증명을 위해 술을 먹다

직장생활
누가 날 부르는 게 싫다

절정
꽃잎 떨어지기 시작해야
비로서 절정이 온다


막막함을 하소연할 곳을 찾다

대선
누가 대통령이 되건 봄이오기만 한다면 살아갈 뿐이지

신앙
십자가를 안주로 소주를 먹다

목욕
욕조에 따끈한 물을 받아서 미끄러지듯 몸을 담그고 기분좋게 눈 감고 잠들었다가 어느새 식어버린 물 속에서 나도 차갑게 식고 싶다

종이접기
A4 용지를 여덟번 접기 위한 생을 살고 있다

본능
잘 먹고
잘 자고 일어나서
잘 싸면 기분이 좋다

모기
모기한테 피를 나눠준 게 억울한 게 아니라 물린 자리가 가려운 게 싫다


점쟁이 말 한 마디에 인생이 왔다갔다 한다

시간
쪼개면 있고 자고 일어나면 없어지는 것

예전
모든 게 예전같지 않다고 하지만 예전에 어땠는지 모르고 하는 말이다

해빙기
얼었던 강물이 녹아 흐르자 오리들이 신났다

불놀이
다 재가 됐으면 좋겠어


과거에 대한 후회,
현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

노력
물거품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기대
저버리려고 있는것

기원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걸 보면 우리가 물에서 오긴 왔나보다

지랄
반이거나 풍년이다

식탐
치킨을 먹는데 족발 배달이 왔다
얼마나 더 먹어야 이 생이 끝을 향할까

가족
같이 먹진 않더라도 같은 걸 먹는다

로또복권
샀을 때도 안 샀을 때도 안 맞는것

영수증
건물 바닥을 닦는 바닥 인생을 살아도
물건 시세는 알아야지
그래서 영수증을 본다

셀러브러티
살아서도 팔리고
죽어서도 팔리는
마이클 잭슨 존 레논 체 게바라

혈연
아기들은 다 예쁜 줄 알았더니 조카도 핏줄이라고 다른 아기들보다 더 예쁘네

피곤
오줌에서 캬라멜을 굽는 냄새가 난다

이별
네가 내 곁에 있어도 외로웠는데 네가 없으니 오죽하겠는가


지고 나면 초라하다

여유
두 개의 길 중에 좀 돌아서 늦게 도착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

방황
나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 고유의 특성

울다
울어도 소용없는 일에 울다

잔인한 계절
4월 월급을 받으니 사는 게 지겹다

힘들어
힘들어도 망가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힘들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다

결혼생활
각자 자기 거래처를 찾아가는 것

한통속
참외랑 오이가 한통속으로 느껴지다

파도
물에 들어가봐야 왜 파도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후회
술 취해서 여기저기 전화하는 것만 빼면 인생에 후회가 적은 편이다

이름
꽃이 피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는 이름들을 알고 싶다

대형마트
약간은 부담스러운 풍요

음주운전
내가 어느 국도 위에 있는지도 모르게 취하다

못난놈
잘난놈만 보면 욕을 하는 나는 못난놈

실수
기가 막힌 실수 = 어이없는 풀레이

자원고갈
조금씩 마음을 갉아 먹은 사랑이 끝나다

좋다
좋다는 말을 듣는게 좋다

일용직
일 분 일 초를 다투는 사람

열대야
고양이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어슬렁거린다

베프에게
중2때 너를 만난게 내 업보다

두발 자전거
세상의 균형을 알게된 순간
나는 모든 균형을 잃었다

할인과 적립
할인이나 적립카드 없으면 억울해서 편의점에서 과자라도 하나 사 먹겠나
주인이 나한테 잘해주는 단골 술집이나 가야지

불행
명치에 주삿바늘을 꼽고 내 피로 누군가를 살리는 꿈을 꿨는데, 왜 로또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나?

마음
마음이 마음같으면 마음이 아니지만 마음이 마음같지가 않네


다가올수록 더 보고 싶었다

가을
날씨가 술안주다

야구에 관한 명언
- 야구란 무엇입니까?
- 친구지, 지면 친구가 슬프고, 이기면 나도 기쁘고 신난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친구지.

술에 관한 명언
술 먹고 약속을 하면 안돼

약속에 관한 명언
지키려고 했는데 못 지켰다고 하는 것

열대야
밤 열두시에 물회가 먹고 싶다

식탐
하늘에 흰구름이 소고기 마블링으로 보인다

하나만 먹어
먹기 싫어도 갖다 주면 하나 먹게됨

고생
좋은 날 빼고 다 고생이다

일용직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세계에는 선도 악도 없다

가족주의
아버지 맘대로 하는 거

쓰레기와 사람
태우거나 땅에 묻는다

직장
월급 외의 무언가를 바라는 곳이 아니다

열정
말술도 가슴속에 열정이 있어야 먹는다

영화
점프컷으로 너에게 다가가 너와 입맞추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롱테이크가 시작된다

어른
파란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주위를 살피는 것


풀들도 다 자기 좋은데서 산다


누구와 마셔도 생 전체가 허망해지는 순간이 온다


처음엔 다 수줍다

계절
계절은 항상 다음 계절을 재촉하는데
나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반대
반대의 반대말은 관대


내가 먹는 것도 나
안 먹는 것도 나
겨우 하루하루 사는 게 나

배달의 민족
따로 주문한 햄버거 피자 치킨 족발을 같은 사람이 순서대로 배달해 주는 배달의 민족

사기꾼
뭣 때문은 아니라고 하는데 다 뭣 때문인 사람

직장생활
자리에 없는 사람을 씹으며 소주를 삼키고 삶은 고기를 씹는다

담배
안 피우면 허전 피우면 허망

인생
바보같이 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의 합

이별
불행하지만 않으면 살 수 있다는 당신의 말
나는 당신 때문에 불행하지 않은데
나 때문에 당신이 불행하다면
이별

노력
노력은 왜 경주를 하나

기후 위기
포근한 겨울이 주는 낙관
지구 반대편에는 꺼지지 않는 산불

노화
3일 네 시와 4일 세 시가 헷갈리다


돈이 뭐라고 돈이 생기면 좋다

빨래
아침 여섯시에 꼭 빨래를 하고 싶었는데 온갖 이유들로 빨래를 못했다. 그래서 울고 싶어지는 꿈에서 깼는데, 아침 여섯시길래 빨래를 했다


일찍 피면 일찍 지고 늦게 피면 늦게 진다 헌데 피어보지 못한 것들은 어쩌나


막히면 등을 기대고 쉬어야지

첫사랑
할 말이 많았던 밤이 말없이 지나고
새벽에 조심스레 내뱉은 첫 마디, 잘 잤어요?

이별
SNS 프사에 목을 자르는 것


등을 떠미는 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어린것들의 여린색이 뚫고 올라오는 계절

이별
SNS에 강아지 사진만 남기고 다 지우는 것

효도
부모님이 기분 좋게 오케이 하는 것

전산오류
내 오른쪽에 앉은 애는 왼쪽을 못 보고 나는 오른쪽을 못본다

주사(酒邪)
담배는 끊을 수 있어도
오줌은 끊을 수가 없다

구멍
네 생각만 파 먹고 살았는데 왜 내 가슴에 구멍이 났나

눈치
눈치보고 살지 않기 위해서 눈치를 보다

달콤한 인생
가을밤 가로등 옆 은행나무 아래서
소주 안주로 사탕을 빨았다

부추꽃
이제 그만 잘라 먹으라고 파랗게 잘렸던 자리마다 하얗게 질린 부추꽃이 피었다

하늘길
빈 하늘이 있기에 구름의 깊이를 알고
구름의 겹을 통해서 하늘길을 본다

이별
얼마나 술을 많이 마셔야 눈물도 술이 되나

시금치 나물
모든 생명은 생명을 먹는다

불의(不意)
산자도 죽은자도 준비되지 않은 죽음 앞에 무방비다

어떤 삶
산 사람은 모두 어떤 삶을 살고 죽은사람은 다 어떤 삶을 살았다

우주가 되는 꿈
내 설사똥을 우주 공간에 둥둥 날려 보내고 싶다

인류
희귀하게 만들어 놓고 희귀종이라고 좋아하는 진짜 희귀종

생일
세상에 안 태어나고 사는 사람도 있나
잔치는 적당히 해라

축구
공은 바쁘지 않다
사람만 바쁠 뿐

봄눈
눈 녹기 시작하고 나서야 어디가 그늘이었는지 안다

AND

 일을 하나 붙잡고 있다가 A부서에 검토를 요청하는 전자문서를 보냈다. 지침상으로는 A부서에서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A부서 담당자랑 오늘 아침에 통화했는데, 비슷한 건에 대해서 내가 맡은 일을 관장하는 부서(B라고 하자)에서도 확답을 내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돌아올 답이 뻔하기에 B부서에는 전화하지 않았다. A, B 양쪽에서 다 확답을 내려주지 않으니 지침에 써 있는대로 검토요청을 생략해도 되겠지만 비슷한 건으로 다들 A부서에 처리요청을 하는 상황이라 나도 그렇게 했다. 안 그러면 나중에 다 내 책임 된다. A부서 담당자가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해 준 것만해도 훌륭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모두가 책임지지 않으려는 세상에 살고 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모두가 욕받이 대상을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축구대표팀 감독 홍명보가 있다. 나는 홍명보를 욕하진 않지만 홍명보 욕하는 유튜브랑 댓글을 보면서 살짝 쾌감을 느낀다.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에 대한 욕도 마찬가지다. 서로 반대편들을 욕하면서 새로운 희생양을 찾으면서 오직 욕할 대상을 찾아 욕을 하는 재미로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지난 목요일에 회사 자동차가 펑크가 나서 긴급출동 불러서 때웠다. 오늘 아침에 시동을 걸었더니 그 타이어에 또 공기압 부족 경고등이 떠서 사고 접수하고 타이어를 갈아왔다. 업무용 렌터카를 타다가 타이어 펑크난 걸로 사고 접수를 해서 면책금이라고 부르는 돈을 운전한 사람(내가 운전 안 함)이 지불할지 회사에서 지불할지 결정한다는 사실도 웃기는 상황인데, 회사 동료 중에 하나가 기관장이 이런 상황을 싫어하니 그냥 팀에서 가지고 있는 회비로 면책금을 내고 별도로 보고는 하지 말자고 해서 살짝 짜쳤다. 본사 차량 담당자한테 상황을 얘기했는데, 그 사람도 내가 상황을 보고하는게 귀찮은 눈치였다. 짜증이 나서 운전자에게 면책금 내라고 하면 그냥 내돈으로 내겠다고 하고 그냥 보고했다. 내가 우리팀 차량 담당자다.

 모두가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회피하려고만 하는 세상에 살고 있네. 나도 그러고 있으니 욕도 못하겠다.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아서 내가 책임지겠다하면 그건 또 그거대로 안된다고 한다. 바보 같다. 저녁에 술 한잔 해야겠다.

AND

천개의 파랑 - 천선란 -

2026. 6. 22. 10:13

 재능은 다 엔터쪽으로 간다는 농담을 많이 하는데, 엔터로 가지 않은 재능이 여기에 있었네. - 워너랑 영화 판권 계약 했다고 한다. 결국 엔터로 간건가? - 읽으면서 스필버그 영화 'AI'를 생각했고 이렇게나 잘 쓰는 작가에게 질투를 느꼈다. 밀리에서 읽은 책 중에 하이라이트를 가장 많이 칠했네.

 로봇, 동물, 인간까지 온 세상을 다 아우르는 사랑 얘기다.

 

 

"경기 도중에 떨어졌는데 바로 뒤에 오던 선수에게 밟혔어요. 제 실수죠. 딴생각을 하면 안 됐는데 문득 하늘이 푸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

"왜 말을 타다가 하늘을 바라본 거야?" "하늘이 그곳에서 그렇게 빛나는데 어떻게 바라보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

그리고 곧 손에 제주도산 바나나와 망고가 담긴 과일바구니 하나를 쥐고 나와 연재 품에 안겼다. "집에 맨손으로 갈 수는 없잖아." "허례허식 덩어리네." "다른 말로 방문 예의라고 한다. 네가 뭘 알겠니."

.............

"그냥 친구들이랑 가서 놀아, 나 혼자 감을 수 있어." "됐어. 엄마가 뭐라고 해." "엄마한테 내가 가라고 했다고 하지 뭐." "엄마가 나 부르는 것도 이것밖에 없으니까 괜찮아." 은혜는 연재의 무조건적인 순응이 결국 관심받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음을 알았다.

................

"행복만이 유일하게 과거를 이길 수 있어요."

....................

"고작 이틀에서 14일로 삶을 연장한다고 뭔가 달라질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길까...?" .............. 하지만 연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당연하지.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린다는 거잖아. 살아 있어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기라고 하지."

.......................

슬픔을 겪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 것일까. 사실은 모두 멈춰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지구에 고여버린 시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들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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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상태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이 말했던 그리움을 이기는 방법과 같지 않을까요? 행복만이 그리움을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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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건 자유로움 이에요. 가고자 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요. 자유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아주 잘 만들어진, 오르지 못하고 넘지 못하는 것이 없는 바퀴만 있으면 돼요. 문명이 계단을 없앨 수 없다면 계단을 오르는 바퀴를 만들면 되잖아요. 기술은 그러기 위해 발전하는 거니까요. 나약한 자를 보조하는게 아닌, 이미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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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빨리 닳는 편이다. 걸음이 빨라서 그런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걸음이 빠르면 신발이 빨리 닳아?'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냥 넘겼다. 내 걸음이 빠른 것도 맞고, 신발이 빨리 닳는 것도 맞으니까 두 문장을 대충 묶어놔도 별 상관 없겠다 싶었다.

-> 인상적이었던 작가의 말. 

 

 

AND

하지

아내가 야생동물이냐고 놀려도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든다
오늘은 내가 가장 긴 날
길게 길게 살아볼까
거셌던 비보다 더 거세게 파래지는 하늘
그 정점에 도달한 정오의 기사식당
페인트 묻은 작업복 입고 단체로 백반을 먹는 사람들 중에
생선구이 꼬리쪽을 들고 고양이가 생쥐를 삼키듯 먹는 아줌마
내 앞에도 생선구이가 놓이고
고양이 꼬리가 길면 도둑고양이 된다고
실로 꼬리를 묶어서 꼬리를 잘랐다는 얘기가 떠오르고
느긋하게 믹스커피를 마시며
살금살금 밥값을 계산하지 말아볼까, 생각하는데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고
나라는 동물은 오늘 너무 일찍 일어났고
본능에 충실하자면 자야하지만
자고 싶다는 건 죽고 싶다는 것
오늘만큼은 쉽게 잠들고 싶지 않다

AND

 오늘로 출근 3,653일 차다. - (365일*10년)+윤년 이틀 - 내가 한 회사에서 10년을 근무하는 사람이 될 줄 몰랐다. 내 월급 보면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 치겠지만 이렇게 월급을 많이 받는 사람이 될 줄도 몰랐다. 최초의 10년은 약간의 좌충우돌이 있었지만 남은 10년은 물의를 일으키지 말고, 더더욱 물의을 일으키지 말고 잘 흘러가 보자.
 
 어제 엄마랑 이모 셋, 이모부 둘이 아버지도 보고 여행도 할겸 강릉에 왔다. 당초엔 저녁 무렵 오겠다고 했었는데, 내가 막 씻으려고 폼 잡던 아침 아홉시에 도착했다. 엄마를 예정보다 일찍 만나서 좋았다.

 다행인지 마침인지 불행인지 아내가 집에 없었고 내가 어르신들 모시고 행사 진행을 했다.
 
 아버지 요양원에 갔다. 3명씩 2회로 아버지 면회를 했다. 셋째 이모랑 이모부는 우리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보는 게 처음이다. 어제 얼굴을 봤다는 사실이 한 번도 안 보는 것보다 이모랑 이모부에게 안도감을 줬을거라 생각한다. - 어느정도의 죄책감도 덜어주고 - 둘째이모랑 셋째이모는 100프로 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100프로 울었다. 난 전해 듣기만 했는데, 아버지 컨디션이 좋았는지 잡은 손을 뿌리치지 않고 누군지 알아보려는 눈빛을 보였고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모들도 이모부들도 다 고맙다. 

 요즘 아버지 면회를 자주 가지 않는 이유중에 아버지가 날 못알아 보는 것 + 면회 간다고 하면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분주해지는 것이 있고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 보고나면 마음이 깊게깊게 구렁에 박혀서 독한 술을 먹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모들한테 얘기했는데, 그러면 면회 안 가는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모들이 고맙다. 면회를 자주 안 가기에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드실 간식거리 챙겨간 게 오래됐는데, 1팀이 면회하는 동안 막내이모가 속한 2팀이랑 요양원 앞 바로방에 가서 빵 많이 사다드렸다. 선생님들 잘 나눠드셨겠지. 저희 아버지한테 얻어맞아가면서도 이게 우리들 일이라 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조카가 이런데서 일합니다, 사무실 구경 잠깐 구경하고 절대 회사 그만두면 안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 예, 알겠습니다. - 백복령에서 옹심이랑 전병이랑 메밀냉국수랑 감자전을 먹었다. 어제 백복령 쉼터에 손님이 너무 많아서 가고 싶었던 가게 말고 다른 가게에 갔다. - 그 다른 가게도 임계 사는 선생님 한 분께 추천 받아서 갔다. 조카가 어르신들 행사에 이 정도 정성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 7명이서 실컷 먹고 맛도 좋은데, 10만원 계산한게 이모들 마음에 쏙 들었다. 
 
사천진항에 방 세개짜리 숙소를 미리 잡아 놨었는데, 결제 금액도 비싸지 않았고 방 셋에 화장실 두 개짜리 숙소가 이모들 마음에 쏙 들었다. 막내이모랑 이모부는 나랑 한 잔 하고 싶어했지만 둘째이모 셋째이모가 허리 아픈 아이 집에 가라고 해서 나는 숙소 체크인까지만 하고 돌아왔다. 고맙습니다. 중간에 아내랑 통화를 하는데, 아내가 어머니 면이 좀 섰겠네,하고 해서 그렇겠구나, 생각했다. 아무리 친한 자매들간에도 자기 아이가 진행한 일정이 마음에 들었을 때, 면이 서겠구나, 그게 인간이지. 우리 엄마가 이모들한테 면이 섰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나 효도 했나? 
 
 어제는 그제보다 오늘은 어제보다 팔저림이 나아졌다, 라고 썼지만 확실하진 않다. 1주일 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나아가는 일은 살아가는 일이니까 계속 나아져야지. 나아져야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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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6월 10일에 결혼했다. 아내랑 했다. 올해가 햇수로 15년차고 어제까지 만 14년을 꽉 채워서 부부였다. 결혼식 날짜 포함해서 오늘이 5,111일째다. - 이 계산이 정확하지는 않다. 365일*14년이 5110인데, 윤년이(2월 29일이 있는 해)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니 366일인 해가 세 번이다. - 정확하게는 오늘이 5,114일째네. 의미 없는 개소릴수도 있는데, 같이 오래 살았다. 좋다. 그간 이런저런 일들을 겪었는데, 아직 죽을때가 아니라서 그런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지는 않는다. 

 

하루는 0.0027년이다. 가끔 시간의 작은 단위를 큰 단위로 쪼개 생각하는 게 생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팔 저림이 살짝 나아졌다.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면 손가락이 막 저려온다. - 바로 지금 - 회사일은 잘 된일도 있고 뜻대로 되지 않는일도 있지만 대체로 잘 흘러가고 있다. - 무슨일을 하든 선관위 애들처럼 개판은 치지 말자. - 위에서 어떻게 하자고 하면 따를때도 있고 반발할때도 있는데, 대체로 따른다. 나이 먹고 다시 말 잘듣는 어린이가 되는 곳이 회사다. 

 우울증 약을 끊었다. 외려 덜 무기력하다. 잘한 것 같다. 

 담배를 끊을까 한다. 건강 때문은 아니다. - 전자담배가 맛이 없는데, 연초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이 안드네. - 잘 생각한 것 같다.

 얼마전 쇼츠를 하나 봤는데, 선우용여가 전원주에게 '해준 바가 없이 행할 때 그게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 교회 다닐 것 같은 사람이 하는 말이네. 선우용여 선생님이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게 듣기 좋았다. 박세리 누나도 약간 비슷한 느낌 아닌가? 나 걸크러시 좋아하나? 단순히 돈 많은 여자 좋아하는 건가? - 아등바등 살고 있지는 않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좀 더 뭐라도 베풀면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야지 생각한다.

 

  나에게도 아내에게도 주변사람들과 세상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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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사랑

나는 이름 끝에 '씨' 字를 또박따박 붙여 부르는데
그이는 날 부르는 호칭이 없다
형이라 부르기 힘들면 '씨' 자를 붙여도 되는데
그이는 날 툭 치면서 말을 걸거나
내 얘기를 들으면서 웃기만 한다
나는 그이의 첫 마디를 기억하는데,
그이는 우리의 첫 만남도 기억을 못하네
약이 오를 정도로 매력적인 그 사람은 나에게 아무 마음이 없었네
갑인 것도 을인 것도 싫고 사랑따윈 믿지도 않지만
손해 보는 기분이 너무 싫고
몰래 손톱 발톱을 훔쳐 먹고
내가 그 사람이 되버릴까 생각하며
내 앞에 앉은 사람을 흘겨보려고 하는데
누구를 닮았을까, 선한 눈망울에 나도 모르게 무너져 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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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강릉에 살지만 서울 시장 선거 결과를 보고 짜쳤다. 그리고 김어준, 유시민이 이번 선거에 대해서 한 마디씩 떠들어 대는 쇼츠를 보고 쌍욕이 저절로 나왔다. 이 씨X X신 Like enfant 뭘 잘했다고 나와서 떠들어 X발보고 짜쳤다. 그리고 김어준, 유시민이 이번 선거에 대해서 한 마디씩 떠들어 대는 쇼츠를 보고 쌍욕이 저절로 나왔다. - 씨X X신 Like enfants 뭘 잘했다고 나와서 떠들어대 X발 -

 

 저녁에 허기가 너무져서 집에서 뭘 좀 먹고 운동가야지 했는데, 아내가 새로 주문했다는 닭가슴살의 스티로폼 포장을 뜯었더니 에어프라이어 용이었다. 집에 에어프라이어 없는데. 일단 전자렌지에 돌려봤는데, 닭가슴살 네이밍이 '현미크리스피 땡땡' 이다. 렌지에 돌려서 맛이 나겠나? 이건 운동하는 사람들 먹는 게 아니라 술안준데. 아내한테 톡했더니 본인도 알았는데 뭐에 홀렸는지 주문했다고 했다. 그럴 수 있지. 20봉지니까 대충 먹으면 다 먹겠다.

 

 운동 마치고 나오는데 비가 왔다. 운동하러 가는 길에 먼 하늘에 있는 비구름을 봤기에 오랜만에 비 좀 맞아볼까 하면서 비 맞고 집에 왔다. 아내는 내가 비 맞고 기분 상했을까봐 걱정했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세훈이 서울 시장 된거랑 아내가 주문했다던 닭가슴살이 에어프라이어용인 건 상정(想定)했던 일이 아니고 비를 맞은 건 상정했던 일이다. 나는 내 머릿속에 없었던 일이 벌어지는 것에 아주 취약하다. 대부분의 경우에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두기 때문이다. 그런 성향 때문에 내일 어떤 할일이 있으면 그 일과 관련된 별의별 사소한 꿈을 다 꾸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 엄마 유전이다. -

 

 

 해가 일찍 떠서 그런지 5시에 일어났다. 해가 일찍 뜨면 눈도 일찍 떠지기 시작한지 10년 넘은 것 같네. 혈압약도 먹고  바나나도 하나 먹고 담배도 피우고 뉴스 틀어놓고 스트레칭도 하다가 아내가 일어나기 전 타임에 마루를 봤는데, 창문이 열려있는 반대편 사이드에 먼지가 몰려 있었다. 아내가 일어나면 청소기 잠깐 돌려야지 생각했다. 아내가 아파트에서 일하고부터는 밤에 청소기 돌리면 이 시간에 청소기 돌리지 말라는 얘기를 종종했다. 층간소음 민원을 종종 보기 때문이다. 머리를 다 말린 아내가 이 시간에 청소기 돌리면 어떡하냐,고 나에게 말했다. 아파트에 살려면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내가 불같이 화를 냈다. 아내가 가만히 있었다. '다녀올게' 말하고 집을 나서서 출근을 했다. 카톡으로 미안하다 했다. 바로 화해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 - 우리집은 아파트가 아닌데. 이사와서 일 년 육 개월 동안 윗집 청소기 돌리는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아랫집에도 안 들릴 수 있지 않나? 그리고 내가 청소기를 돌린 우리집 마루 아래는 살림집이 아닐수도 있다. 아침 일곱시 반에 '강'에 맞춰져 있던 청소기를 '중'으로 바꿔서 30초를 못 돌리나? 아파트 살기 싫으면 집이랑 대출이랑 다 알아보던지. - 마지막 문장은 너무 나갔네. - 

 

 아내가 나한테 살짝 짜증을 내는 건 내 머릿속에 없었던 상황이라 나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내버렸네.

 

 사실 지금 제일 열 받는 건 오세훈, 한동훈, 추경호, 이진숙이 당선된거다.

 쓰는 동안에도 계속 오른팔이 저리네. 국힘한테 표준 서울 사람들보다 더 지긋지긋하다. 그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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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목디스크와 싸우고 있다. 나는 생애 첫 집을 살 생각과 싸우고 있다. 나는 새차를 한 번도 사보지 못한 마음과 싸우고 있다.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불행해지길 바라는 마음 깊숙한 곳의 내 마음과 싸우고 있다. 

 우리 회사로 와보면, C형은 임플란트와 주택담보 대출과 싸우고 있다. J형은 외로움과 외롭게 싸우고 있다. J君은 본인의 몸만들기와 싸우고 있고, J박사는 본인의 장애와 그것을 바라보는 세상과 평생을 싸우고 있다. 

 지난 주말에 만난 우리 엄마는 주식으로 돈을 번 둘째 이모를 질투하는 마음과 싸우고 있고 둘째 이모는 자랑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과 싸우고 있을 것이다. 근데 대놓고 자랑할 사람이 자매들 뿐이네. 그렇다면 자랑해도 된다, 는게 내 생각이다.

 싸움은 끝이 없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드라마를 보진 않았는데, 그 제목 때문인지 요즘들어 모두가 싸우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드라마를 쓴 작가도 본인이 만든 캐릭터들과 싸웠을 것이다.

 본인의 마음과 끝없이 싸우는 게 인생이로구나.

 
 팔저림이 조금 나아졌다. 그러니까 아직 남아있다. 어떻게든 없애야지. 이것저것 다 시도해보고 있다. 몇 년 전에 왼쪽 어깨통증 주사맞던 시절에 부산에서 첫 비행기로 올라와서 통증주사를 맞으며 '아아아' 소리만 내던 목소리를 생각한다. 나도 덜 아파보겠다고 강릉에서 기차타고 서울에 갔었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얼마나 아팠을까. 허리디스크가 심하면 눕지도 서지도 앉지도 못한다고 하던데. 못 견디고 수술한 젊은 친구들도 있다.
 
 약을 안 먹으면 여전히 개똥같은 꿈들을 꾸지만 약을 안 먹기로 했다. 아내가 쿨하게 나중에 안 좋으면 다시 먹으라고 말해줬다. 사랑이다. 며칠후면 결혼식 포함 결혼 15주년(만 14년)이다. 5110일. 머릿속에서 시간이 좀 걸렸지만 출근길에 암산을 성공했다. 아직까지는 유전에 의한 치매 걱정은 덜 해도 될 것 같다. 나랑 내 베프를 생각한다. 한 놈은 이혼 준비하고 한 놈은 결혼기념을 챙기고  있네. 그게 세상이지. 

 네안데르탈인에 관한 유튜브를 듣다가 잤던 날에는 내가 최후의 네안데르탈인이 되는 꿈을 꾸다가 그 꿈이 내가 호모사피엔스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차이를 강의하는 꿈으로 이어졌다. 기 치료 때문에 엄마집에서 잤던 날에는 자고 일어난 다음날 엄마랑 이것저것 하는 꿈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세상에 이름을 내고 싶은 마음(인정욕) 때문인지 친구들과 게임 <FF6>에 나올것 같은 이야기를 클리어 하고 - 비공정 타고 날아다님 - 각자 본인들 생활로 돌아갔는데, 나는 내가 쓴 글이 잘 됐고 친구들 중에 두 명은 영화를 만들기로 했는데 나도 그 영화들에 어떤 역할을 하기로 한 - 음악은 내가 맡겠다고 얘기함 - 꿈을 꾼 것도 며칠 전이다.

 별을 찍어 보여주는 실시간 방송을 하는 <밤하늘 관측소>란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사람들이 별과 우주에 대해서 물어보면 본인이 아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대체로 다 대답을 해주는 방송이다. 블랙홀에 관한 실시간 토론을 멍하게 읽고 있는데 '존재는 어디에서 오나요?' 란 질문이 올라왔다. 주인장이 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내가 대신 답해주자면 '존재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온다.' 
 
 
쓰다보니까 센트럴파크에서 개똥 싸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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