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디스크와 싸우고 있다. 나는 생애 첫 집을 살 생각과 싸우고 있다. 나는 새차를 한 번도 사보지 못한 마음과 싸우고 있다.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불행해지길 바라는 마음 깊숙한 곳의 내 마음과 싸우고 있다.
우리 회사로 와보면, C형은 임플란트와 주택담보 대출과 싸우고 있다. J형은 외로움과 외롭게 싸우고 있다. J君은 본인의 몸만들기와 싸우고 있고, J박사는 본인의 장애와 그것을 바라보는 세상과 평생을 싸우고 있다.
지난 주말에 만난 우리 엄마는 주식으로 돈을 번 둘째 이모를 질투하는 마음과 싸우고 있고 둘째 이모는 자랑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과 싸우고 있을 것이다. 근데 대놓고 자랑할 사람이 자매들 뿐이네. 그렇다면 자랑해도 된다, 는게 내 생각이다.
싸움은 끝이 없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드라마를 보진 않았는데, 그 제목 때문인지 요즘들어 모두가 싸우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드라마를 쓴 작가도 본인이 만든 캐릭터들과 싸웠을 것이다.
본인의 마음과 끝없이 싸우는 게 인생이로구나.
팔저림이 조금 나아졌다. 그러니까 아직 남아있다. 어떻게든 없애야지. 이것저것 다 시도해보고 있다. 몇 년 전에 왼쪽 어깨통증 주사맞던 시절에 부산에서 첫 비행기로 올라와서 통증주사를 맞으며 '아아아' 소리만 내던 목소리를 생각한다. 나도 덜 아파보겠다고 강릉에서 기차타고 서울에 갔었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얼마나 아팠을까. 허리디스크가 심하면 눕지도 서지도 앉지도 못한다고 하던데. 못 견디고 수술한 젊은 친구들도 있다.
약을 안 먹으면 여전히 개똥같은 꿈들을 꾸지만 약을 안 먹기로 했다. 아내가 쿨하게 나중에 안 좋으면 다시 먹으라고 말해줬다. 사랑이다. 며칠후면 결혼식 포함 결혼 15주년(만 14년)이다. 5110일. 머릿속에서 시간이 좀 걸렸지만 출근길에 암산을 성공했다. 아직까지는 유전에 의한 치매 걱정은 덜 해도 될 것 같다. 나랑 내 베프를 생각한다. 한 놈은 이혼 준비하고 한 놈은 결혼기념을 챙기고 있네. 그게 세상이지.
네안데르탈인에 관한 유튜브를 듣다가 잤던 날에는 내가 최후의 네안데르탈인이 되는 꿈을 꾸다가 그 꿈이 내가 호모사피엔스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차이를 강의하는 꿈으로 이어졌다. 기 치료 때문에 엄마집에서 잤던 날에는 자고 일어난 다음날 엄마랑 이것저것 하는 꿈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세상에 이름을 내고 싶은 마음(인정욕) 때문인지 친구들과 게임 <FF6>에 나올것 같은 이야기를 클리어 하고 - 비공정 타고 날아다님 - 각자 본인들 생활로 돌아갔는데, 나는 내가 쓴 글이 잘 됐고 친구들 중에 두 명은 영화를 만들기로 했는데 나도 그 영화들에 어떤 역할을 하기로 한 - 음악은 내가 맡겠다고 얘기함 - 꿈을 꾼 것도 며칠 전이다.
별을 찍어 보여주는 실시간 방송을 하는 <밤하늘 관측소>란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사람들이 별과 우주에 대해서 물어보면 본인이 아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대체로 다 대답을 해주는 방송이다. 블랙홀에 관한 실시간 토론을 멍하게 읽고 있는데 '존재는 어디에서 오나요?' 란 질문이 올라왔다. 주인장이 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내가 대신 답해주자면 '존재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온다.'
쓰다보니까 센트럴파크에서 개똥 싸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