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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09 우주로 날아가는 방2 - 김경주 2
  2. 2008.06.09 동생과 영일군과 광호와 촛불
  3. 2008.06.09 내 마음에 들게 살아야겠다
  4. 2008.06.04 20080604
  5. 2008.05.30 미안하다 - 정호승 2

  우주로 날아가는 방2                       -김경주-
  -새와 휘파람


  밤이 되자 빨랫줄에 앉은 새들이 검은 물을 토하기 시
 작한다

  말더듬이 소년이 지붕 위에 오라가 휘파람을 분다 새가
 허공에 남기고 간 발자국들이 바람에 조용히 부서진다 휘
 파람이 날아간다는 것은 제 영혼의 양떼들이 계절을 옮겨
 날아간다는 거 밤에 지붕 위에 올라간 사람이 부는 휘파
 람은 들리지 않는다 새들이 물고 날아가기 때문이다

  옥상에 널어놓은 이불 속에서 터진 솜들이 양의 내장처
 럼 흘러나와 있다 흰 솜을 뚫고 나온 수백 마리 미색의 벌
 레들이 밤하늘로 탈빛한다 아버지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사라져가는 것이에요 그런 말 하지 마라 내 양(羊)들
 이 눈물을 흘리잖니 그렇지만 아버지 그건 아버지의 양이
 에요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사라져가는 것이다라고 생
 각하면 눈물이 난다 봄이면 제 영혼을 조금씩 조금씩 털
 다가 사라져버리는 나비처럼.

  새가 죽은 나비를 물고 산방으로 날아간다




새와 휘파람과 양떼와 나비들이 동시에 날아가고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이불 속에서 터진 양털 솜 만큼 사라져 가는 좋은 시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참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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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광호 사무실 근처에 갈 일이 있어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촛불 안 나오냐고 했더니 자기는 나가면 화가나서 전경들이랑 싸우기 때문에 안된다고 했다. 광호가 최근에 가장 고민했던 것은 자기 이름으로 집도 있는 상당한 재력가 집안의 여자친구가 결혼을 하고 싶지만 자기 집에 살면 안되고 광호가 집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던 일이다. 영일군이 제시한 방법은 직장 괜찮으니 1억을 대출받으라는 것인데, 내 생각에는 좋으면 집도 있겠다 같이 살면 된다는 것이다.
 어제는 영일군을 만났다. 영일군은 순수한 자기 재산 1억을 모은데다가 집안의 수입이 상당한 관계로 광호같은 걱정은 없다. 슈퍼 가부장적인 영일군의 고민은 결혼할 여자분이 아이를 낳다가 잘못될 가능성(여자분이 나이가 많으시다.)과 결혼 준비와 지도자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가 겹친데다 사장으로써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영일군이랑 촛불집회 얘기를 좀 했는데, 영일군은 어쩐일인지 나보다 각종 민영화에 대해서 더 잘 꿰고 있다. 특히 그가 걱정하는 것은 카센타의 유지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고속도로 민영화 부분이다. 영일군의 한 마디는 뭐든 민영화 한다는 것은 이익을 보는 그룹이 생긴다는 것이었는다. 당장 기름값 때문인지 최근 매상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촛불이나 한 번 나오라고 했다.
 동생과 방금전에 통화를 했는데, 동생이 요즘 팀장으로부터 갈굼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스트레스 받지만 오기도 생기고 열심히 하겠다는 얘기를 얼마전에 했는데,(물론 갈굼 당할 때, 울뻔 했다는 얘기도 빼 먹지 않았다.) 오늘도 갈굼당했냐고 묻는 나에게 갈굼이야 만날 당한다고 체념한 듯 말하더니, 촛불집회의 선두에 서서 연행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함께 일하는 학생 중에 누군가였더라..... 너무 힘들어서 교통사고가 나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맙소사 몸을 쓰는 일도 아닌데....), 그르니에의 가난한 사람이 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몸이 아픈것이다와 일맥 상통하는 그런 내용이다.(나도 예전에 정말 일이 힘들때는 다치는 상상을 많이 했다.)

 동생과 영일군과 광호의 공통적인 무엇은 먹고 살기가 참 힘들다는 것이다. 많이 벌고 먹게 벌고를 떠나서 그렇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다. 뭐랄까 다들 자기 시간이 없다...고 해야하나...(나도 그렇고) 나는 시청앞에 모이는 십만이 넘는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도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지만 자신만의 무엇을 할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고, 적게 벌어도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나라의 모양새를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 이건 부정적인 견해이지만 공명정대한 뛰어난 지도자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도 어느정도는 있다고 본다.(이 세 가지는 전부 내가 바라는 것이구나......)

 나는 사람들이 할 말은 하고 산다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막아 놓은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곳까지 걷는다는 것 또한 무척 마음에 든다. 막았냐? 막은데 까지만 걸을께.... 이런 마인드가 느껴진달까?

 솔직히 이명박이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선언해서 이 물결들이 사그러들면 섭섭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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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결심을 오랜만에 했다. 아무튼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질서가 없으니 두둥 떠올라서 내려오질 못한다. 이러다가는 몸도 두둥실 떠오르게 생겼다. 하루에 30분 씩이라도 빼 먹지 않고 하는 일을 만들어서 마음을 다잡고 마음을 내가 원하는 위치로 끌어 내리자.

 20080703의 덧붙임
5개월간 이인화 교수 밑에서 일하면서 받은 돈이 1130만원이다. 흠~~ 적지 않은 액수다. 돈을 아껴 쓰자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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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4

그때그때 2008. 6. 4. 13:03
컵라면 쩝쩝 거리면서 쓰고 있다.

어제는 지후의 생방송 현장을 잠깐 보고 빅뱅 노래를 들으면서 대학로로 이동해서 고구미군을 만났다. 빅뱅 노래 때문이었는지 약간 들떠 있었다. 고구미군은 교수님과의 대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상태였다. 칭찬은 기분 좋은 일이다. 명륜이라는 술집엘 갔는데, 나쁘지 않았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장사를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아들의 모습이랄까.. 뭐 그런걸 봤다. 지후의 글 솜씨에 대해서 고구미군이 칭찬을  했다. 돌아와서 지후에게 얘기했더니 기뻐하며 자기는 우울할 때만 쓰잖아..라고 한다. 그 얘기가 나왔다는 것은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기분이 안 좋을때는 자기는 안 된다며 잘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술도 한 잔 했겠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지후 옆에서 종알종알 떠들었다. 나는 지후 옆에서 종알거리는 내 모습이 좋다. 아침에 티셔츠 갈아 입은 내 모습을 흘낏 보고 잠든채 티셔츠 가져왔냐고 묻고 내가 그렇다고 하자 가져와서 이쁘다고 하는 당신이 좋다.

어제 촛불 시위에서 지후 찾다가 하림 봤다. 반도네온도..... 반도네온으로 반주하는 '청계천 8가'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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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 정호승

2008. 5. 30. 13:00
 미안하다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네가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이 시가 실린 시집을 군대 병원에 있을 때, 읽었다. 당시의 내 처지를 생각해 볼 때, 내가 읽은 가장 훌륭한
시집이라고 생각한 것도 당연하다. 지금 생각해도 무척 좋은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지후를 보면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산과 길을 넘고 지나 지후를 만났더니 내가
넘은 산이 지후의 무릎이었고 내가 그 무릎을 넘는동안 지후는 울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도 몰랐다는 좋은 시다. 나는 사랑해서 미안한 건 아니고 지켜주고 싶은데, 못 지켜주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고구미군에게 안산행을 제안했다. 제법 괜찮은 제안이었다고 생각한다.
고구미군, 댓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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