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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1.30 20250130 - 명절 끝 생각
  2. 2025.01.23 20250123 - 어쩌다 하나씩
  3. 2025.01.20 20250120 - 어쩌다 하나씩
  4. 2025.01.15 20250115 - 어쩌다 하나씩
  5. 2025.01.14 20250114 - 강릉 10년

 세상은 나를 버려도 엄마는 나를 버리지 않는다.

 엄마가 이것저것 싸 줘서 다 가져 왔는데, 그 중에 치약도 있다. 계란말이를 가져온 건 이 번이 두 번 짼데, 오산에서 강릉으로 계란말이를 싸들고 오는 일이 좀 웃긴다.

 조카들 이뻤다. 만 8세와 4세 남자아이 둘 다 극 i다. 우리 집안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거의 다 i다. 큰 아이는 올해 3학년이라 의젓한 느낌이라서 작은 아이랑 많이 놀았다. 앞으로도 나를 팽이 삼촌으로 기억할 거 같다. (커블체어에 앉혀서 계속 돌려 줌) 큰 조카가 일년에 두 번 정도 얼굴 볼까말까한 내 이름을 알고 있어서 좀 놀랐다.(기분 좋았다.) 나는 애들한테 어떤 삼촌으로 기억될까?

 대학생인 사촌 동생한테 카톡으로 용돈 줬는데, 막내 삼촌 내외가 각자 고맙다고 연락했다. 그 정도로 고마울 일은 아닌 거 같은데.
 
 강릉에 와서는 친구네 만두랑 오산에서 들고온 육포, 조미김을 교환했다.

 드문드문 아버지 생각을 했다.

 이런 게 명절이지.

 군말없이 시어머니 집에 와주는 아내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내일 출근하게 싫다. 10년 5개월 더 일하면 명퇴할 수 있다. 살아 있으면 그날이 오겠지. 회사 안 그만두는 게 올해 계획이다. 어지간하면 흔들리지 말고 살아야지.

동생 작은 아이 컷. 이름은 어윤겸. 극 i인데 관종임.(나와 동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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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행복

퇴근 후, 냉동 만두를 굽고 편의점에서 산 맥주 1,240미리를 마시며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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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20250120 뉴스 타이틀)


압수수색, 법치주의 부정, 극단적 폭력, 친위 쿠데타, 내란특검, 탄핵심판, 점령군, 강제구인, 테러세력, 대행의 대행, 체포방해, 극우, 폭도, 헌정유린, 집단 불법행위, 강제구인

지지율, 비트코인, 민생경제, 2차 전지, 성장율, 고환율,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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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연중 가장 추운 시기
소한과 대한 사이,
소한이란 대한이는 친구 사이다
서로 자기가 더 춥다고 매년 싸웠지만
대한이가 소한이네 집에 가서 얼어죽는 일은 없었다
지들끼리 싸우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연둣빛 입춘만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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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있으면 강릉와서 10년 살게 된다. 권불십년이 아니라 강릉십년이다. 타 지역으로 이사 가야 되나? 3,650일, 인생의 오 분의 일 이상을 강릉에 와서 살았네. 아내가 알려주길 엊그제가 아내랑 나랑 같이 산지 4,000일 째였다고 한다. 생일 지나고 네 달 정도 되가니까 태어나서 16,900일 정도 살았다. 자고 일어난다는 건 그런 것이다.

 10년 동안 뭐 했는지 모르겠다. 요즘 들어서는 더 모르겠다. 이제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한 때는 내 삶이 내 통제 안에 있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내가 바라보기는 하면서 그럭저럭 지나가는 줄 알던 때도 있었다. 그때는 뭣도 모르니 행복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그러하므로 그리그리 살아야지, 생각은 하는데. 머릿 속에 못 다 이룬 열망들이 가득차 있어서 말은 자꾸 엊나가고 그 엊나간 말들이 뒤통수에 쌓이고 답답함을 술로 식히고 술로 삭히다 죽을 것 같다. 

 지난 10년동안 제일 잘 한 일이 정규직 직장 얻은 일이라 생각하는데, 업무 때문에 내가 나에게 보낸 메일함을 열어보면 제목이 다 18이다. 내 메일함은 18의 연속이다. 세상에 이렇게 순응하며 늙어간다.

 

 뭐가 어떻게 되든 유순하게 살아야지 생각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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