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를 버려도 엄마는 나를 버리지 않는다.
엄마가 이것저것 싸 줘서 다 가져 왔는데, 그 중에 치약도 있다. 계란말이를 가져온 건 이 번이 두 번 짼데, 오산에서 강릉으로 계란말이를 싸들고 오는 일이 좀 웃긴다.
조카들 이뻤다. 만 8세와 4세 남자아이 둘 다 극 i다. 우리 집안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거의 다 i다. 큰 아이는 올해 3학년이라 의젓한 느낌이라서 작은 아이랑 많이 놀았다. 앞으로도 나를 팽이 삼촌으로 기억할 거 같다. (커블체어에 앉혀서 계속 돌려 줌) 큰 조카가 일년에 두 번 정도 얼굴 볼까말까한 내 이름을 알고 있어서 좀 놀랐다.(기분 좋았다.) 나는 애들한테 어떤 삼촌으로 기억될까?
대학생인 사촌 동생한테 카톡으로 용돈 줬는데, 막내 삼촌 내외가 각자 고맙다고 연락했다. 그 정도로 고마울 일은 아닌 거 같은데.
강릉에 와서는 친구네 만두랑 오산에서 들고온 육포, 조미김을 교환했다.
드문드문 아버지 생각을 했다.
이런 게 명절이지.
군말없이 시어머니 집에 와주는 아내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내일 출근하게 싫다. 10년 5개월 더 일하면 명퇴할 수 있다. 살아 있으면 그날이 오겠지. 회사 안 그만두는 게 올해 계획이다. 어지간하면 흔들리지 말고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