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4/09/14 | 1 ARTICLE FOUND

  1. 2014.09.14 20140914 - 하루에 하나씩

공장에서


이력도 모르는 사내들과 점심을 먹는다
사내들은 선량한 몸을 가졌다
그 사내들과 저녁도 먹는다
선량한 몸을 가진 사내들끼리는 말이 필요없다
씹지도 않은 밥을 뭉개듯 삼키고
사내들은 다시 일을 시작한다
덜컥덜컥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밥이 내려간다

땀에서 맹물 맛이 날 때까지 일을 하면
누구와 몸을 섞어도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이력도 모르는 선량한 몸을 가진 사내들은 애인이 없다

- 오늘도 특근이구나
- 월급날에는 부러지게 마셔야지
- 다음 달에는 차를 사고 내년엔 집을 사야지
- 그 다음엔 결혼을 해야지

우리들은 간식으로 나온 빵을 씹으며 미래를 생각한다
나도 사내들도 꿈과 함께 살고 있다

불이 꺼지지 않는
공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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