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4/08 | 3 ARTICLE FOUND

  1. 2014.08.18 20140818 - 녹색평론, 어떻게 살까 생각 2
  2. 2014.08.13 20140813 - 오늘 생각
  3. 2014.08.08 20140808 - 오늘 생각

 주말에 집에서 녹평모임이 있다. 녹평 137호를 읽었다.

 

 어떻게 살까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생각을 많이 하는데, 녹평을 읽고 어느정도 정리가 됐다.

 

 세월호 좌담 중

 

 무도의 유행어 '나만 아니면 돼!'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농사도 잘 안되고 일들도 잘 안 풀려서 각자도생이니 자력갱생이니 - 둘 다 살긴 산다는 뜻이다. - 아내한테 떠들어댔는데, 많이 반성한다.

 녹색당에 가입해야겠다.

 농부라는 직업 덕분에 밥그릇 잃을 걱정이 없으니 각종 사회문제에 좀 더 과격하게 접근해야겠다. - 집회에서 약간 과격해질 필요가 있다. - 그러기 위해서 어디에 살더라도 지금처럼 가난하게 산다는 기조는 유지하기로 한다. 살림을 더 줄이고 전기도 물도 더 아껴써야겠다. 소비 행위를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시스템에 저항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나만 아니면 돼.'는 이웃들에게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냐고, 자꾸자꾸 말해야겠다. 

 

 녹평 빌리러 갔는데, JS형이 영농 대출 받으면 안된다고 했다. - 형, 진심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대출 안 받을게요. 제가 잠깐 미쳤었나봐요. -

 

 노인들을 위한 활자 크기가 큰 라이프 매거진 사업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 그래도 내가 하지는 않을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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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사탕을 입에 물었다. 관우가 술 식기 전에 적장을 벴듯이, 단맛이 입에서 사라지기 전에 다 써야지.

 

 아침에 치과에 나가는 아내를 선창까지 바래다줬다. 알 수 없는 무력감과 피로가 몰려와서 한 시까지 잤다. 뒤죽박죽인 악몽을 꿨다. 꿈의 마지막에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말만 기억에 남는다. "더 강하게 부연하고 있다." 정체를 예측하기 어려운 꿈이다.

 

 담배를 물고 화장실에 앉아서 생각했다. 똥은 몸에서 나오지만 연기는 몸 안으로 들이 마신다. - 비흡연자들은 흡연자가 내뱉는 연기가 싫은 것이겠지만 흡연자 입장에서 담배는 내뱉는 보다는 들이마시는 쾌감이 강하다. - 그래서 다들 똥을 싸면서 담배를 피우는 거겠지. 그래도 터미널 화장실 같은데서는 그러지 말아줬으면 한다.

 

 페이스 북에서 '쪽팔리지 않게 살자.'는 글을 읽었다. 물론 내 삶은 쪽팔리진 않는다. 본인에게 쪽팔린 삶이란 거의 없는 법이다. 물론 내 삶은 남에게도 쪽팔리진 않는다. 어쨋든 쪽팔리지 않게 살아야겠다.

 

 한적골에 갔더니 아랫논은 거진 이삭이 다 팼다. 헌데 윗논은 이삭 팬 비율이 5퍼센트 정도다. 물이 문제다. 내일은 무조건 동네 형에게 부탁을 해서 그 형네 지하수를 써서 물을 대야한다. 아직까지 문제 없었던 한 해 농사를 막판에 망칠 순 없지. 결국 나란 인간은 막바지에 몰려서야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스타일이다. 물 대고 나서는 2학기 수업준비도 하고, 녹평도 읽어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자.

 

 철저하게 자본주의 스타일로 돈을 버는 농업을 해볼까.와 지금처럼 소소하게 벌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까.를 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뀐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물론 중간도 있다. 어정쩡한 건 싫은데.

 

 나는 지금 경계에 서있다.

 

 하늘과 물의 경계, 빛과 어둠의 경계

 

 

 

 

 

AND

화장실에 가려고 집 밖으로
나갔다. 문을 닫으려다가 휴지가 없다는 게 생각났다. 종이 쌓아둔 곳에서 신문을 한 부 가지고 나왔다. 4절지 모양으로 접힌 곳을 북 찢어서 그걸 다시 반으로 접고 접힌 곳을 또 북 찢고 그걸 구겨서 똥을 닦았다.

신문 종이는 한 번만 접어도 그 모양대로 찢긴다. 접는대로 접히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결대로 사는 것은 중요하다. 무언가 세상에 도움이 된다면 - 내 똥 닦는 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 구겨질 땐 구겨지는 것도 필요하다.

아침에 여기까지 썼다.

여름 휴가철이라 섬에 손님들이 꾸준히 들어온다. 우리(작목반 또는 o형) 손님들도 있다.

차도 없는 내가 우리 손님이라는 이유만으로 전화를 받지 않는 o형과 섬 밖에 있는 형들과 다른일로 바쁜 아저씨들에게 손님들을 태울 차를 빌리러 가야 하는 것일까? 오늘은 차량 섭외를 똑바로 안 한다는 군소리까지 들았다.

엊그제 지후가 나한테 화를 냈고 나는 생각했다. 사람이란 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도 이미 그런 나이(상태)다. 결국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길로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다. 그저 뚜벅뚜벅 걷는것도 쉽진 않다.

그래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그때그때 변하긴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있다. 인간들에게 치이고 시달리지 않으리라.

똥 휴지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 연결고리가 있을까?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일기(글)를 원한다. 인생이 그렇지 않는데 그게 가능할까?

아침부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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