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
세상을 끝장낼 것 같은 바람이 불어도
질 때가 되지 않은 꽃은 떨어지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꽃을 꺾는다
세상을 끝장낼 것 같은 바람이 불어도
질 때가 되지 않은 꽃은 떨어지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꽃을 꺾는다
부수다
눈앞에 벚꽃 날리고
눈 감으면 그때가 떠오른다
우리만 아는 벚나무를 찾아가
손에 닿지 않는 꽃을 움켜쥐려
네 어깨 위에 올라타고서
타오르며 피어오르던 꽃
내 손으로 부수었다
그리고 여름이 오기 전에
내 욕심이 너를 부수었다
봄은 짧구나
계절 중에 봄만 홀로 외자로구나
눈앞에 벚꽃 부서지고
눈 감으면 그대가 떠오른다
귀욤새와 독버드
넌 나의 보살
술 먹고 핸드폰 잃어버린 나를 참아준다
넌 나의 2단 추진체
난 너만 있으면 태평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까지도 단 번에 간다
넌 나의 귀여운 작은새
제이 지 와이프는 비욘세 내 색시는 귀욤새
나는 너의 독버드
네 말이라곤 죽어도 안 듣고
말로만 글로만 사랑한다고 한다
다만 널 위해서라면 개도 되고 새도 된다
그런데 말이지,
나는 너를 보고 자는 데 너는 벽을 보고 잔다
내가 보고 싶다고 하면 사는 게 걱정이라고 한다
바쁜 일 없을 때만 가끔 내가 보고 싶다고 한다
너에게 부탁을 하는 나에게 넌 명령을 한다
그래도 말이지,
넌 나의 귀욤새
난 너의 독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