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을 먹다
올해 나온 쌀로 지은 밥
이런걸로 사기를 치진 않겠지
형형색색의 반찬
세상은 무지개 빛이 아니다
허겁지겁 먹는데
밥알이 입안에서 뒹군다
내가 농사지은 쌀로
지어 먹었던 밥은
간장이랑만
김치랑만
대충 아무렇게나 먹어도
속이 든든했는데
포장지의 엄마 미소로
나를 유혹했던 밥이
맛이 없다
최저임금 6030원
최고급 편의점 도시락 3500원
집에 쌀도 있고
벌어둔 돈도 있지만
지난달에 실직하고
불안한 미래 때문에
나이 40에
태어나서 처음
편의점 도시락을 먹었다
-> 2016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