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먹다

친구를 만났다
먼 내륙에서 바다까지 나를 보러 온 친구
함께 커피를 마시고
누가 날 찾아올때마다 먹지만
어떻게 생긴지 모르는
삼숙이 매운탕을 먹었다
자리를 옮겨 비틀즈를 들으며 맥주를 먹는다
멀리 오징어 잡이 배 불빛이 선명하다
아직은 비틀거리지 않는 시간이다
맥주을 먹는지 안주로 나온 굴 튀김을 먹는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친구의 얘기를 먹는지
잔이 빌 때마다 묻지도 않고 잔을 채워주는 사장님까지
먹는 일도 사는 일도 항상 질문 속에 있다
친구는 생활인이니 술은 내가 사야지
그렇다면 내 삶은 생활이 아닌지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생활인지
일탈은 생활에 포함되는지
우리 중에 일탈하지 않은 사람은 누군지
잘 지내란 말로 헤어질 뿐인 친구와
abbey road 위에서 비틀거리며 맥주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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