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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21 20151121 - 어쩌다 하나씩

귀머거리 공주

폭정을 일삼던 왕은
성난 군중들에 의해
단두대에 올려졌고
본인처럼 되지 말란 유언을 공주에게 남겼습니다
왕은 딸의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백성들은 아비를 잃은 공주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여왕 자리에 앉혔습니다
백성들도 여왕의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걸 몰랐습니다
알았더라도 공주를 더 가엾게만 여겼을 거에요
공주는 왕좌에 오르자마자
아버지를 죽이는데 가담한 사람들을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죽였습니다
공포로 나라를 다스리려고 했습니다
처음엔 신하들이 만류했지만
여왕이 귀머거리인 것을 알고나자
신하들은 여왕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어요
귀머거리 여왕은 말도 잘 못했지요
한 번도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녀가 말을 하면
사람들은 '저게 지금 뭐라는 거야' 생각했지만
누구도 그녀에게 그렇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귀머거리니까요
자신들이 그녀를 여왕으로 만들었으니까요
아주 우연히 여왕은 자신이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왕궁 안의 산책길에서 어떤 새도 울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거에요.
여왕은 외로워졌습니다
홀로 거리로 뛰쳐나간 여왕은 사람들 앞에서
외롭다고 소리질렀습니다
누구와도 얘기해 본 적 없는 여왕의 말은
죽여줘로 들렸습니다
사람들은 여왕이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왕에게 돌을 던졌고
어떤 신하도 그것을 막지 않았습니다
귀머거리 여왕은 자신이 귀머거리란 걸 알자마자
그렇게 돌에 맞아 죽었어요
그래도 세상은 평화롭지 않았답니다
또 다른 귀머거리가 왕이 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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