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11/02 | 2 ARTICLE FOUND

  1. 2015.11.02 20151102 - 주말동안 한 생각
  2. 2015.11.02 20151102 - 어쩌다 하나씩

주말에 잘 놀고 잘 쉬었다.

친구들 모여 얘기하고 노래부르고 술 마시고 다음날 과수원에서 사과 따고 영화보고 얘기하고 노래 부르고 놀았다.

우리들을 하나로 묶는 키워드는 가난이다.

대출 받은 돈으로 가게 처마를 내리고 농사로 정착이 어려워 정처없이 이사를 다닌다. 대략 이런식이다. 어떻게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밥은 굶지 않는 세상이라지만 부끄러워서 밥을 굶을 수도 있다는 양반도 있었다. - 송파 세 모녀가 생각나서 쓸쓸해진다. -

일요일엔 아내랑 올해만 두 번 이사가야하는 상황을 맞은 분의 가게에서 커피를 마셨다. 형님은 커피도 한 잔씩 더 만들어 주시고 쿠키도 하나 주셨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선한 사람들, 남한테 해코지 하지 않는 사람들과 주말을 보냈다.

살았으면 죽어야지.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큰 원칙은 남한테 해코지하지 않는 것이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살았는데 살기가 어려우면 죽어도 할 수 없다, 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이계삼 선생이 '오늘의 교육'에 쓴 글( http://combut.maru.net/xe/journal_list/2327)을 몇 번 정독했다. 현재의 작은 사건들을 다 하나의 파국으로 인지하고 현재와 단절하여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무언가를 공동으로 모색하는 것이 생태적 교육의 시작이란 맥락의 글이다.

아는 형님이 '연대는 옆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여기저기 투쟁 현장에 다니신다. 가끔 아내에게 말하길 그분은 그럴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투정 부린 것이 부끄럽다.

이계삼 선생의 글은 옆에 앉아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그 이야기를 다른 곳에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은 그들대로 연대한 자는 연대한 자대로 현재의 파국을 잘라낼 힘을 얻는다,는 맥락이다.

가난한 우리들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과수원에서 사과를 따고 쉬는 중에는 우리들 각자의 실패를 이야기 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기분 좋은 일이다. 이런것이 연대다. 더구나 마음씨 좋은 선배 부부가 사과도 잔뜩 챙겨줬다.

박정희 예찬자들의 마음을 생각한다. 강제든 뭐든 같은 시기에 힘든 일을 모여서 한 것이 새마을 운동이 아닌가. 그렇게 형성된 박통에 대한 좋은 마음이 쉽게 사그러질리 없다. 새마을 운동 이후에는 이웃이고 공동채고 다 사라져 버렸으니 새롭게 그때와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군대에서 이유도 없이 힘든 훈련을 마치고 전우애라는 게 생기는 것이나. 노가다 판에서 하루 일을 깔끔하게 마치면 기분이 좋아서 저녁에 술 한 잔 먹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다 연대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새마을 운동 같은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새로운 개념의 연대를 해야 한다. 두물머리 친구들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릉쪽도 뭔가 명확한 것을 하진 않지만 지난 주말처럼 함께 모여 노는 것만으로도 나쁘진 않다.

술에 취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땡깡 부리고 부정적인 견해를 고집하지 말아야겠다. - 내 오래된 술버릇이다. - 내 몸이 힘들다고 나는 살아가는 것이 투쟁이야, 라고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바지런하게 몸을 움직일 일이다. 물론 감당할 수 있는만큼만.

시도 좀 더 밝은 걸 써야겠다.
AND

세기의 사랑

19세기에 없었고
20세기엔 있었지만
21세기엔 없는 것들과
20세기에 태어나서
21세기에도 계속 있는 것들이 있다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있으면서
계속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것들이 있다
일테면 냉동만두 같은 것
너와 나,
20세기에 태어나서 서로를 알았다
21세기에도 사랑이 이어져 결혼을 했다
이혼은 아직이다
우리 사랑은 세기의 사랑
냉동만두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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