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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05 20151105 - 어쩌다 하나씩

우리집 - 산골 총각 이야기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 산 18-3
우리 동네는 백복령 골짜기
할머니들만 사는 동네
사람들이 오지라고 부르는 동네
우리집은 지금처럼 혼자되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살던 집
일 마치면 쏜살같이 집에 가는 나를 보고
어떤 동료는 꿀단지를 묻어놨냐며
구들장 한 번 뜯어봐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거 뜯어봐야 그리움 뿐
관을 짜는 꿈을 꾸고서
일용직 벌이에 대출을 껴서 산 집
대출을 낀 집이라도 집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내가 장군이랑 부하랑 다 해 먹는다
내 집에서 내가 내 마음대로 하고
대통령도 내가 해 먹으니 만수르도 부럽지 않다
나한테 뭐라도 할 사람이 한 놈도 없다
결혼하면 한 놈 생기겠지만 가망이 없다
이렇게 편한 집에서 테레비를 본다
뉴스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채널을 돌려 스폰지 밥을 보면 머리가 맑아진다
어떤 날에는 뉴스를 보다가 야동을 본다
피가 거꾸로 솟기는 뉴스나 야동이나 한 가지다
자려고 누워서 라디오를 듣는다
아버지 어머니 살아 계시던
옛날 생각이 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울면서 내가 속으로 뭐라 했는지는
나만 안다
하늘에서 날개가 내려오고
좀 있다 천사가 따라 내려왔는데
내가 하룻밤만 자고 가라고 했더니
그 천사가 우리 집에 눌러 사는 상상을 하다가
이 세상에 없는 그리운 사람을 불러내는 장난감을 생각하다가
오늘도 언제 잠드는지 모르고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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