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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3 정리를 조금 해 보자 2
  2. 2007.09.06 아침부터
  3. 2007.09.03 20070903 아침
  4. 2007.08.30 파타고니아 특급열차
  5. 2007.08.28 만원 버스

 20일까지 항공권 결제, 비바라틴 예약은 취소할 것

정리 할 건 이것 뿐이구나.. 곧 추석 연휴다. 연휴지만 그대로 12시간 씩 3교대로 근무한다.

다른 두 사람의 일정 때문에 공평한 근무를 위해서 내가 희생한 꼴이 되버렸다. 추석 당일

오전에 내가 근무한다. 뭐 그건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차례 지낼때 꼭 내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지금 달력을 확인하니 그날 아버지도 근무다. 아버지랑 아들이

시간만 죽이는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

 제대하고 쭉 외국에 나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여행을 가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때그때 현실적인 이유들로 못 가게 되었을 때, 내가 무슨 연막 작전처럼 외국행을 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진짜 가는거다. 나를 막을 현실적인 이유도 없다.

way가 막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확실히 그런 마음보다는 그저 다른 공기를 조금 쐬고

싶을 뿐, 모두가 새로 시작하는 도시에 관한 얘기를 어디서 읽었는데, 어느 도시였더라...

독일의 어느 도시였던 것 같다. 스스로 지은 죄가 많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왜 자꾸만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곳을 원하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서 비행기에 몸을

싣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집에 샴푸가 모자라서 샴푸에다가 인삼 비누를 섞어서 머리를 감았다. 예쁜 샴푸 모델들이

머리를 찰랑찰랑 흔들면서 인삼 샴푸 광고를 하면 참 섹스 어필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인삼 샴푸가 나오지 않는 건 역시나 사람들이 인삼 냄새를 싫어해서 일까? 인삼 향기가

나는 전지현이나 김아중의 머릿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은단향도 좋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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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그때그때 2007. 9. 6. 23:20
괜히 가슴이 먹먹한 날이었다. 일단 요즘은 육체적으로 뭔가 먹으면 가슴에 턱 걸려있다.

퇴근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운동을 핑계로 또 취하신 아버지를 보고 다시 가슴이 막혔다.

저녁 먹은 것 때문일 수도 있었겠다.

TV를 채널을 돌리는데 오체투지를 하는 장면이 나오길래 멈췄다. 수요기획인가? 생각했는데,

오늘은 목요일이다. 아, 특집이로구나... 6달 동안 오체투지로 라쌰에 도착하고 도착해서는

10만배를 하고 각자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나왔다. 누구는 라마가 되기 위해 사원으로 가고

누구는 돈을 벌기 위해 동충하초를 캐러 가고 나이 드신 두 분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끝없이 이어지는 오체투지 장면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더 먹먹해졌다. 지을 죄도 없는

삶을 살 것 같은 사람들이 죄를 씼겠다고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오체투지를 한다.

한 노인의 인터뷰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태어난 순간 죽음을 준비하고 죽을 것

을 알기에 준비를 해야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

동생이 물었다. 형도 가보고 싶지? 내가 가서 살고 싶다고 대답하자.. 동생은 약간은 경멸이
 
섞인 눈빛을 보낸다. 그러지 마라 동생아!

눈물이 머리 끝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울지는 않았다. 울고 싶을 때는 '하얀 거탑' 마지막회를

보는 쪽이 빠르지~~

나의 죄 나의 불안 모든 것들을 씼어내고 진정 깊은 잠을 잘 수 있을까?

두렵고 막막하고 혼란스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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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아침

사진 2007. 9. 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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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교의 양쪽 - 파노라마~
 가로등 - 맘에 든다. 뻗뻗한 게~~
 당신을 찍고 싶은데~~~~~~~~ 곧?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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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특급열차

2007. 8. 30. 22:46
 세풀베다는 '소외'를 재미있게 읽어서 좋다고 생각하는 작가다. 이 책까지 읽고나니

장편들을 좀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돌아오는 길의 노트' 중에

 그런데 <콜로노> 호를 묶어 두었던 밧줄이 풀렸지만 선박의 출입문이 닫히지 않는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승무원들이 하얀 침대 시트처럼 창백한 노인과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다.
 노인은 자신이 누울 관을 가져가길 고집하고, 승무원들은 액운이 따라 붙는다고 거절하는 모양이다. 노인은 60킬로그램의 화물은 들고 갈 권리가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반면, 승무원들은 그 관을 버리지 않으면 승선을 거부하겠다고 협박한다. 노인은 암에 걸려있지만 아직은 숨을 쉴 권리가 있다고 목청을 높이는데, 선장이 끼어들면서 합의점에 도달한다. 관을 가져가는 것은 허용하지만 여행 중에 죽어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다. 그 징표로 상호간에 악수가 교환된다. 노인은 관 위에 앉는다.
 


 이런 마음이 남아메리카의 마음일까? 참 좋다. 얼마전 신애랑 얘기할 때 파타고니아 얘기
하다가 <소외>에 파타고니아 얘기 나왔던 것 같아서 엉뚱하게도 <소외>에 나왔던
목이 잘리고 12 걸음을 걸은 선장 이야기를 했는데, 신애는 아마 <파타고니아 특급열차>를 읽었던 거겠지? 괜히미안하군!

 라디오 벤티스케로의 거짓말 경연대회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세상 끝의 라디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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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버스

그때그때 2007. 8. 28. 20:49
를 오랜만에 탔다. 엄마한테 휴대전화를 전달해주고 함께 낮잠을 자고(아 꿈 같은 시간

이었다.) 엄마는 일터로 나는 집으로 향했다. 오산에서 가리봉까지 와서 652를 기다렸는데,

바로 차가 왔다. 사람이 만원이길래 안 탔는데, 문제는 20분 후에 온 다음차가 더 만원이었다.

나는 앞 문으로 가장 늦게 탄 사람이 되어서 - 뒷문으로 탄 사람들도 많았기에 - 정류장을

지날때마나 서서히 밀려 들어갔다. 짜증 섞인 사람들의 표정 - 피곤해 보였다. 나도 보통이었

으면 엄청나게 짜증이 났을터인데, 엄마를 보고 왔기 때문인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내 귀를 지나가는 엘리엇 스미스의 음악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만원 버스에서는(지하철도)

왠지 두 팔을 다 이용해서 버스 손잡이나 기둥들을 붙잡게 된다. 그렇게 어느 기둥을 붙잡고

있으면서 내 손 옆의 손에도 나 처럼 손가락 두번째 마디에 털들이 있는지를 손톱들을

내 앞 사람의 광대뼈와 등에 난 털을 보면서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지하철에 앉으면 건너편에 앉은 사람들의 발목과 신발을 유심히 보게 된다. 뜀박질을 잘

할 것 같은 건강하고 가는 발목이 좋다.

사람은 눈높이 만큼 본다. 아니 보이는 만큼만 본다. 나쁘지만 않다면 나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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