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그때그때 2007. 8. 28. 10:49
 돈 한 푼이 아쉬운 판에 9월 첫 주까지 쓰려고 했던, 돈 2만원을 아침 퇴근길에

뽑기에 날려 먹었다. 혼미해진 정신을 돈 만원을 찾아 순대국을 사 먹으며 달랬다.

한 푼이 아쉬운 판에 잘했다. 하지만 어쩌리 이미 써버린 걸~~

앞으로도 쭉 애들은 다 봤다. way 보고 싶다. way의 제법 긴 편지를 받았다.

안전한 쪽으로만 다녀서 다행이다. 양키들이랑 섞여있는 쪽이 아무래도 안전하겠지!

우리 만나더라도 안전한 쪽으로만 다니자! 앞으로 아껴쓸께~~

 내가 뽑기를 한 건 정신이 혼미한 탓도 있었지만 TV에서 뽑기왕 할머니를 봤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TV란 건 대체로 해롭다. 할 게 없으면 쉬어도 좋을텐데~~ 끝없이 뭔가를 방송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영화를 하려는지도 모르지만 할 얘기가 없으면 쉬어도 좋은게

또 영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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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도 지나고

그때그때 2007. 8. 27. 16:34
 이번 주말 부터 9월이다. 처서 이후에는 확실히 아침이랑 밤 공기는 조금 온화해졌다.

겨울에서 봄이 올 때도 온화해지지만 여름에서 가을이 올때도 공기가 온화해진다.

도서관에 자전거 타고 가면서 하늘을 올려다 봤다. (사실 회사 옥상에서 만날 보긴 한다)

구름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낮게 떠 있지만 하늘 자체의 높이는 꽤 높아졌다.

그렇다면 곧 구름도 높아지고 하늘도 더 높아지는 순간이.... 가을이 곧 온다.


 어딘지 모르게 약간은 흥분한 늦여름이다. 어서 가을이~~ 그리하여 나를 점점 낮아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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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경험만 소설로 쓰는 작가! '단순한 열정'을 단순한 열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읽었었다.

 단문들을 읽는 것은 즐겁다. 뭐 썩 단문은 아니었는지도...

 그들의 정신 속에 부재하는 질서를 외부에서라도 바로 잡으려는 생각

 하루에도 수차례씩 짐들을 꾸렸다 풀렀다 다시 꾸리시는 할머니가 생각난다.

 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듯이 어머니에게 아무것이나 다 이야기했다.

 내가 이러지 않았던가.... 어쨌거나 할머니가 보고 싶다.

 할머니는 나를 손자로 늘 생각했던 것이리라.. 뱃속이 쓰겁다.

 아침부터....

20070824 이 책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면 더 많이 생각날 것 같다. 그래서 아직 누구에게
주지 않고 가지고 있다. 2005년 여름 할머니랑 같이 놀았을 때가 할머니와 가진 유일한 추억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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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진은영-

2007. 8. 24. 23:00

 고양이는 지붕의 알리바이다
 지나가는 고양이를 움켜쥐고 지붕의 붉은 울음이 솟아났다
 벨벳의 검은 꼬리가
 지붕의 등을 오래오래 어루만졌다
 죽은 장미를 버렸다 항아리의 고인 물을 따라
 붉게 떨리던 시간의 한때가 하수구 속으로 흘러갔다
 장미는 항아리의 알리바이다
 크고 검은 장화속에서 흰 발이 걸어나왔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한밤중에
 빈 항아리를 힘껏 껴안았다
 내가 부서졌다






-> 붉은 지붕! 붉은 장미 검은 하수구 흰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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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앞을 지나다가 내가 한 이야기다.

이모도 그렇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벌판이었던 그 동네가 지금은 온통 아파트다.

뭐 내가 사는 동네도 내가 아주 어렸을 때는 온통 벌판이었더랬다. 코스모스 벌판

그런데 지금은 코스모스는 한 송이도 찾아볼 수 없다.


   역전 이발/문태준

 

 때때로 나의 오후는 역전 이발에서 저물어 행복했다

 간판이 지워져 간단히 역전 이발이라고만 남아 있는 곳
 역이 없는데 역전 이발이라고 이발사 혼자 우겨서 부르는 곳

 그 집엘 가면 어머니가 뒤란에서 박 속을 긁어내는 풍경이 생각난다
 마른 모래 같은 손으로 곱사등이 이발사가 내 머리통을 벅벅 긁어주는 곳
 벽에 걸린 춘화를 넘보다 서로 들켜선 헤헤헤 웃는 곳

 역전 이발에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저녁빛이 살고 있고
 말라가면서도 공중에 향기를 밀어넣는 한송이 꽃이 있다

 그의 인생은 수초처럼 흐르는 물 위에 있었느나
 구정물에 담근 듯 흐린 나의 물빛을 맑게 해주는 곱사등이 이발사

 

   옛날 국수 가게/정진규

햇볓 좋은 가을날 한 곡목길에서 옛날 국수 가게를 만
났다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왜 간판도 없느냐
했더니 빨래널듯 국숫발 하얗게 널어놓은 게 그게 간판
이라고 했다 백합꽃 꽃밭 같다고 했다 주인은 편하게 웃
었다 꽃 피우고 있었다 꽃밭은 공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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