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12/14 | 1 ARTICLE FOUND

  1. 2015.12.14 20151214 - 어쩌다 하나씩

부음을 듣다

깊은 잠에 빠진 아내의 발이
옆에 누운 내 다리 밑으로 파고 들고
고요한 숨소리가 유난히 선명한 새벽에
무방비 상태의 아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안온한 시간에
먼데 있는 사람의 부음을 들었다
잠이 달아나고
시간이 멈추었다
나는 아직 죽음을 모르는구나
진실로 죽고 싶은 적이 없었구나
가장 큰 슬픔을 모르는구나
그 깊이를 모르는구나
마음이 안 좋다는 말을
살면서 처음 마음으로 알았다
살아서 사람이니
살아야 사람이니
살아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헌데 살아야 한다는 한 줄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삶과 죽음이 한통속이란 것이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는다
강단있고 선량한 당신의 눈을 생각하며
살아 있는 우리를 위해서
살아간다고
그래도 살아간다고
당신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