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새해 달력을 받으러 조계사로 간다는 장모님
210킬로미터 떨어져 사는 엄마가 보내준 닭개장
연말에 이사 간다고 돈을 보내준 장인어른
장인어른에게 생일 축하 전화를 한 아내
한 시간을 랩 하듯이 혼자서 말하는 치매 아버지
아버지가 아들이란 걸 못 알아본 전화기 너머의 동생
지는 해를 정면으로 보고 걸으며
구름과 하늘과 빛의 경계를 생각하는 나
거리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은 다채롭고
만두집 앞 높게 쌓은 찜통에서 나는 연기가 쓸쓸하지만은 않은 계절
해 떨어지고 걸어서 도착한 단골집에서
커피 첫 모금을 마시고 한숨을 크게 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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