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 해장국을 먹다

소주 한 병을 채 안 마시는 밤이 있다
겨울밤 해장국 집에 혼자 앉아서
선지를 뒤적거리면서
피의 근원 같은 걸 생각하는데
계엄령을 내린 대통령 맘은 알겠어도
그 악당을 지지하든 안하든
요즘 젊은이들 마음은 도통 모르겠는
얼어붙었던 발가락이 대충은 녹은듯하고
국밥에서 올라오는 김이 문득 역하게 느껴져서
끝내 한 잔을 남기고 깍두기만 씹는
그러다가 혀를 씹는
결국 피맛을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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