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9월 1일이었다. 어제는 9월이구나, 싶지 않았는데 오늘 출근하니까 9월이 왔다는 실감이 난다. 사무실 근처에서 각시취 꽃이랑 용담꽃을 보니 가을이구나 싶다. 이렇게 세상 속에 동화되어 간다.
주말엔 거의 누워 있었다. 어떤 의욕없음이 여전히 나를 지배한다. 토요일 아침엔 아내랑 데이트를 했다. 보헤미안 본점에서 커피 마셨고 양양 휴휴암에 다녀왔다. 아내랑 뭘 같이 하는 게 활력을 준다. 집에서 밥을 같이 먹고 옆에 누워서 각자 휴대전화를 보는 일들도 그러하다. 오늘 아침 출근 전에 아내가 곱게 자는 모습을 봤는데, 그것도 위안이 됐다. 안심이 더ㅣㄴ다고 해야하나?. 어제 아침에 아버지 친구들을 잠깐 만났다. 전날 코로나로 면회가 금지된 요양원에 가서 유리 칸막이 너머로 아버지를 봤다고 한다. 아버지가 반가워했다고 전해들었다. 위로금 100만원을 받았고 엄마한테 줬다. 치매 걸린 친구를 위해서 위로금을 모으는 친구들을 생각해본다. 아버지 친구들이니까 52년 전후에 태어난 분들인데, 건강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람이 일단 안 아프고 볼 일이고 아프더라도 치매는 피해야 한다. 치매는 치명적이라 치매다.
지난주에는 일주일 전에 만난 DJ 선배 생각을 많이 했다. 누구 한 명 만나면 그 사람과의 만남에 대해서 오래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다. 프로 뮤지션인 선배랑 프로 얘기를 하다가 선배가 '프로는 선택받는 거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나도 선택받고 싶은가? 강렬한 열망은 아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선택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선택받지 못해서 우울한 건 아니다. 이번달부터는 본격적으로 노래 녹음을 해볼까 싶기도 하네.
프로야구 프로축구에서는 내가 응원하는 팀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야구는 2패 했고 축구는 막판에 동점골을 허용해서 비겼다. 나야 그 결과에 잠깐 화를 내거나 속상한 마음을 가지면서 지켜볼 뿐이지만 선수들과 감독들은 간절하게 뛰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정말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 이게 프로의 세계다. 냉정.
나는 선택받고 싶은가? 일단 글이 좀 잘됐으면 좋겠네. 글쓰기도 노래만들기도 어느 지점에서 멈춘 느낌이다. 2024년 9월 나의 시간은 이렇게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