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신 술이

그때그때 2007. 11. 1. 22:14
오후 8시에 깼다. 당초에는 화섭이 사진 좀 보려고 했었는데, 이성준이 카페에서 일 하고 있다고 할 때,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을 느꼈고, 김동현군을 예상했으나 김대중군이었다. 직업으로 영화를 하는 걸 포기하고 나니 할 게 많다는 얘기를 대중이형에게 듣고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셋이 얘기하고(요즘 동생에게 매일 돈 얘기를 듣는다. 손으로 돈 모양을 만들어서 쫙쫙 땡겨야 한다는 등의....) 사진을 보러 갔으나 어두웠고, 자세히 볼 경황은 없었다. 순대랑 소주가 먹고 싶었는데, 순대집을 못 찾아서 통닭에 소주로 정하고 고구미군이 합류했다. 혼자 있는줄 알았는데, 김승원 군도 같이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데다가 뻘건 신발을 보고 새빨갛게 놀랐다. 전맹도 오랜만에 만났다. 그리고는 마셔버렸다.

이성준과 비슷한 시간에 눈을 뜨고, 둘이 거의 동시에 어제 왜 그렇게 마셨을까 라며 한탄을 했다. 말이 많았던 것에 대해서 둘다 후회 하고 있는 것이리라. 재미있게도..................아마도 그냥 불안해서~~ 불안이란 단어는 모든 것의 이유로 쉽고도 적합하다. 이성준의 침대에 누워서 하늘을 봤는데, 묘하게 현실감이 없었다. 낮은 구름들~~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현실감이 없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술이 덜 깬 머릿속도 현실감을 잃고 몽롱한 상태로 빠져들었다. 그 사이로 생각들이, 불안들이 흘러 들어와서 물컹거렸다. 그건 마치 연체동물이 머릿속에서 미끈거리면서 머릿속을 휘젓는 기분. 정말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어느 즐거운 저녁, 미래는 과거라 불리고, 그때 우리는 돌아서서 자신의 청춘을 본다 -아라공-

어제는 어느 즐거운 저녁이었을까? 자꾸만 돌아서서 청춘을 보는 것 같은 청춘의 내 모습을 본다. 대중이 형은 지금 마음에 20살로 돌아가고 싶다고 마흔이 되면 또 비슷한 기분일 것 같다고 했지만 나는 그냥 지금이 지금대로 좋다. 단지 그것이 내가 편하기 위한 합리화가 아니길........ 그저 살아갈 뿐! 떠나기 전에 내년 계획을 세웠다. 돈을 많이 벌자. 지난 계획들을 보면, 꼭 일을 하자였는데, 일을 해보니 돈을 많이 벌자로 바뀐 것 같다. 모처럼 실행하기 어려운 계획을 세웠구나....... 북한에 가서 라디오 꼭 하고 싶은데....... 라디오 일을 해보지 못했다는 문제도 있지만 스스로의 수양이 부족한 점이 더 마음에 걸린다.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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