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불꽃축제

그때그때 2007. 10. 13. 22:27
를 했다. 보러 가진 않았고, 사무실에 앉아서 상상을 했다. 불꽃이 가장 잘 보이는 한강변의 아파트 13층 정도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불꽃의 리듬에 맞춰서 느리고 경쾌한 일가족 살해 사건이 일어나는 장면을 떠올렸다. 물론 소리가 들어가면 안 좋다. 어떤 영화의 오프닝으로 아주 아름다울 것 같다. 올해 미스테리를 너무 많이 읽었나?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문장에서 택배 아저씨와 조수가 나오는 아파트 살해사건을 읽었는데, 그 영향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원래는 화요일에 그만둔다는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새로 오신분도 있고 왠지 껄끄럽기도 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했다. 어쩐지 식당에서 떨어진 서브반찬을 더 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껄끄러움? 약간의 차이라면 식당의 반찬은 안 먹으면 그만이지만 오늘 한 얘기는 미루다가는 여러 사람 힘들고 나도 힘들어 진다는 것?

점심에 코코아 한잔, 커피 한잔을 마셨더니 가슴께가 또 텁텁하다. 앞으로는 카페인 음료와 밀가루 식사 모두 피해야겠다. 과일주스(내가 사랑하는)도 가급적 피해야겠다.

낮에 심심해서 다음주에 나갈 '첫사랑' 테잎을 넣고 미리 보고 있었는데, 다리를 다친 최수종이 목발에 화구들까지 챙겨서 혼자 집에 돌아오다가 넘어져 있는 것을 아버지 역할의 김인문씨가 보고 아들을 업고 집에 돌아오면서 네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난 좋다는 식의 대사를 치고 집에 돌아와서 최수종의 누나에게 네 애를 목욕시켜도 꼭 동생 데리러 갈 시간에 그랬어야 했냐고 네 자식 소중한 건 알고 하나 밖에 없는 동생 소중한 건 모르냐고 막 화를 내는 장면이 나왔는데, 정말 열연이었다. 눈물이 났다. 부모를 잃은 애들은 고아라고 하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는 특별한 호칭이 없다. 아마 너무 슬프기 때문에 그런 호칭조차 없으리라~~ 조소혜씨는 정말 잘 쓰는 작가였는데, 안타깝다.(올해 어딘가에서 이 얘기를 정말 많이 한다.)

3주 후면 한국에 없다. 이런 기분 처음이다. way가 없다면 불안하고 즐거운 여행이겠지만 way가 있어서 안정적이고 즐거운 여행일 것이다. 애초에 way가 없다면 떠날 생각을 안했을거다. 그렇다는 건 난 역시 안정을 추구하는 건가? 하면, 또 그런건 아니다! 나는 부조화 속의 조화(불안정 속의 안정)이 좋다. 하지만 군데군데 둘러보면 그런건 꿈에서나 가능한 일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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