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7/15 | 2 ARTICLE FOUND

  1. 2016.07.15 20160715 - 어쩌다 하나씩
  2. 2016.07.15 20160715 - 어쩌다 하나씩

부의금을 내다


상주는 울고만 있다
저질 농담이나 한다고
실 없는 사람 소리를 듣던
사고 이후로 힘이 안 들어간다며
오른손 중지를 덜렁덜렁 흔들며 웃던
상주는 울고만 있다
서로 얼굴과 이름을 알고
형님 동생 부르고 지내며
크게 다툰일 없으니
맞절을 하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돌아나와 술잔을 받는다
그의 인생도 잘 모르는데
그 어머니의 인생은 어떻게 알까
내게는 닿지 않는 슬픔으로
상주는 울고만 있다
89년 간의 생에 대한 경배라기엔
너무도 어색한 부의금을 내고
낯선 사람들 사이에 앉아
육개장을 먹는 동안
상주는 계속 울고만 있다
AND

가난의 비애


부자들은 그 수가 적어도
테레비에서 인터넷 뉴스에서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흔하게 느껴진다
가난은 도처에 흔해서
더 희귀한 것이 된 운명에 처했다
외면하고 외면하고 외면하는 것이 됐다
원빈 아버지가 사는 대저택 바로 옆에 붙은
슬레이트 지붕 아래의 삶을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그 가난임을 모른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외면하고 있음을 모른다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세상은 세상을 모른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