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금을 내다


상주는 울고만 있다
저질 농담이나 한다고
실 없는 사람 소리를 듣던
사고 이후로 힘이 안 들어간다며
오른손 중지를 덜렁덜렁 흔들며 웃던
상주는 울고만 있다
서로 얼굴과 이름을 알고
형님 동생 부르고 지내며
크게 다툰일 없으니
맞절을 하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돌아나와 술잔을 받는다
그의 인생도 잘 모르는데
그 어머니의 인생은 어떻게 알까
내게는 닿지 않는 슬픔으로
상주는 울고만 있다
89년 간의 생에 대한 경배라기엔
너무도 어색한 부의금을 내고
낯선 사람들 사이에 앉아
육개장을 먹는 동안
상주는 계속 울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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