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7/03 | 1 ARTICLE FOUND

  1. 2016.07.03 20160703 - 어쩌다 하나씩

하마 이야기


나는 이름 없는 하마
입이 무거운 하마
졸리지도 않는데
입이 자꾸 땅에 닿는다
꾸벅꾸벅 쿵! 쿵!
친구들은 앞으로 쿵쿵 걸어가고
나는 뒤에서 꾸벅꾸벅 쿵! 쿵!
누구도 나와 놀아주지 않으니
말할 상대가 없고
그래서 더 무거워지는 입
꾸벅꾸벅 쿵! 쿵!
땅에 입을 박은 채
지나가던 개미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지 말아 줄래
루돌프 사슴은 현실에 없고
나는 그저 입이 무거운 하마
살아가는 일이 조금 불편한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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