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5/31 | 1 ARTICLE FOUND

  1. 2016.05.31 20160531 - 어쩌다 하나씩



어린 풀들은 낮은 곳만 봅니다
잎 끝에 맺힌 이슬과 비 개인 오후의 달팽이
걸음마를 연습하는 작은새와 사이가 좋습니다

무관심의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가장 낮은 곳의 삶을 봅니다
두더지에게 잡아 먹히는 지렁이
어린아이의 장난에 목이 잘린 개미
누군가의 슬픔이 떨어져 만든 눈물의 웅덩이를 봅니다

그렇게 낮은곳을 지키다
위쪽 공기가 궁금해서 기지개를 켭니다
허나 어느 농부가 휘두른 예취기 날에 발목만 남습니다

이슬이 서리가 되고
달팽이가 이웃마을로 떠나고
작은새가 어미새가 되어도
어린 풀들은 계속 낮은 곳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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