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5/20 | 3 ARTICLE FOUND

  1. 2016.05.20 20160520 - 어쩌다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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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


어린 옥수수 다 자빠지고
밭에 씌운 비닐 다 날아가
당산 나무에 귀신처럼 걸렸다
비닐하우스는 장풍을 맞았고
내 가슴도 같이 무너져 내렸다

나 몰라라, 바람 지맘대로 떠나고
오늘은 농약치기 좋은날
약 먹고 죽기도 힘든날
나 죽어도 계속 살아갈 풀을 잡아야지
내 기분 아랑곳 않고 쌩쌩한 벌레를 잡아야지
내 마음 다잡아야지

약냄새에 갈곳을 잃은 흰나비 내 주위를 맴돌고
홧김에 마신 술에 속만 아프다
AND

갑각류


붉게 피어오르는 생이 있고
껍질 채 붉어지는 죽음도 있다
너의 붉은 눈물을 뿌리친 그날부터
붉은 얼굴로 네게 등을 보인 그날부터
내 피는 차가운 푸른 빛
게장을 먹으면 몸이 붉어진다
갑각류 알러지가 생겼다
붉게만 붉게만
사멸하는 사랑이 있다


AND

재산


VIP 카드
통장 잔고
골프 회원권
고급 자동차
강변의 아파트

세상이 부러워하는 것 하나 못 가졌지만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은 당신이 내 전재산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