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열심히 다녔다. 힘을 다 써버려야 새 힘을 얻기 때문이다. (하이킥에서 내상씨가 미친듯이 달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어제는 목욕도 하고 발톱도 깎았다.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해서 열심히 걸었다. 성에 덜찬다. 내일은 숲을 헤메든, 계속 걷든 해야겠다.
둘 다 맘에 든다. 그리고 둘 다 어딘가 모자란다.
오늘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미쳤나보다.
길거리에서 찍은 것들
인물 사진은 젬병
기타 등등
어느 리조트에서
어느 신사에서
엘 다녀왔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완전 잼있어.
공원을 다니며 도촬 - 9500으로 찍은 것들 중에 베스트 샷
백일홍 - 아이폰 특유의 반짝반짝
산을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는 소양호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화천군이 보인다. 그리고 오늘 석양이 장관이었다.
모내기가 끝난 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 베스트 샷 중에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길바닥에 죽어 있던 나비(swallowtail butterfly?) - 로모 어플로 살짝 만짐
새해구나 싶더니 6월이다.
올 봄에 봤던 풍경들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동네에서 노인 한 분이 경운기로 논을 가는 모습이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아저씨는 풍경화 속의 노인이 되서 일을 하고 계셨다.
나는 언제쯤 풍경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가끔 생각해본다. 경운기 아저씨, 나물을 캐는 아낙네들을 나는 먼 발치에서 감상하고 있을 뿐이지 않은가? 결국 나는 내 삶을 쫓지 못하고 내가 바라보는 풍경들만을 추상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 물론, 나도 뭔가 할 때는 무척 몰두하는 편이긴 하다. 그런 나를 외부에서 바라보면 나도 하나의 풍경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걸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괜한 걱정이다.
오늘은 동료 교육생들이랑 축구를 했다. 나는 축구를 싫어하지만 가끔은 숨이 턱을 넘어오도록 달리고 나면 속이 후련해 질 때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고무신 발로 한 골 넣었다.
정진규의 시와 르 귄의 문장이 모두 같은 맥락에 있으니 풍경에 대한 내 고민은 꽤나 오래됐고 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변산에 있을 때, 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가 아마도 내가 스스로 풍경이 되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