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고되고 앞날은 곤죽 같아도, 마음 한구석에 영영 변질되지 않을 따뜻한 밥 한 덩이를 품은 느낌이었다
우리는 번개 맞아 죽은 고목 같은 집에서 까만 청설모처럼 살아야 한다고
-> 요즘 젊은 이들이 피폐물의 대표작 격으로 좋아한다길래 읽어봤다. 읽다가 울었다. 이 두 문장을 기억해 둔다.
함께 걸으며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고 겨울에는 붕어빵을 사 먹었다. 봄과 가을에는 꽃과 단풍과 밤바람에 들떠서 무엇을 사 먹을 생각도 못했다.
-> 좋았던 시절에 대한 묘사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다가, 담이 먼저 말했다.
밥은 먹었어?
어제 본 사람처럼 내게 말을 걸었다
그건 뭐야?
내 손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검은 봉지를 보며 물었다.
응, 소고기.
거의 삼 년 만에 만나, 내가 담에게 한 첫 말이었다.
그래 들어가자. 국 끓여 먹자.
담이 문을 열며 말했다.
이거 등심인데. 꽃등심인데.
거의 삼 년 만에 만나, 내가 담에게 건넨 두 번째 말.
그래 구워 먹자, 그럼.
나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담이 얼굴만 멍청히 쳐다봤다. 담이 내 손을 잡았다.
->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