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 최진영

2024. 11. 25. 09:39

 몸은 고되고 앞날은 곤죽 같아도, 마음 한구석에 영영 변질되지 않을 따뜻한 밥 한 덩이를 품은 느낌이었다

 우리는 번개 맞아 죽은 고목 같은 집에서 까만 청설모처럼 살아야 한다고

-> 요즘 젊은 이들이 피폐물의 대표작 격으로 좋아한다길래 읽어봤다. 읽다가 울었다. 이 두 문장을 기억해 둔다.

 

 함께 걸으며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고 겨울에는 붕어빵을 사 먹었다. 봄과 가을에는 꽃과 단풍과 밤바람에 들떠서 무엇을 사 먹을 생각도 못했다.

-> 좋았던 시절에 대한 묘사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다가, 담이 먼저 말했다.

 밥은 먹었어?

 어제 본 사람처럼 내게 말을 걸었다

 그건 뭐야?

 내 손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검은 봉지를 보며 물었다.

 응, 소고기.

 거의 삼 년 만에 만나, 내가 담에게 한 첫 말이었다.

 그래 들어가자. 국 끓여 먹자.

 담이 문을 열며 말했다.

 이거 등심인데. 꽃등심인데.

 거의 삼 년 만에 만나, 내가 담에게 건넨 두 번째 말.

 그래 구워 먹자, 그럼.

 나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담이 얼굴만 멍청히 쳐다봤다. 담이 내 손을 잡았다.

 ->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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