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10/28 | 1 ARTICLE FOUND

  1. 2015.10.28 20151028 - 어쩌다 하나씩

가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면
오래된 자동차를 타고 떠나고 싶다
이 계절은 오직 떠나기 위해 이름 붙여진 것
당신은 날마다 어제 머물지 않았던 곳으로 떠나는 사람
나는 당신에게 가려하지만
무작정 내딛은 내 발은 결코 너를 향하지 못한다
텅 빈 하늘은 네가 없는 세상
너 없는 세상은 순백의 도화지
나는 손이 없는 화가
입으로만 그려낸 내 메아리는
너에게 닿지 않는다
빈 도화지에 불타는 구름 한 점 그려 넣을 수 있다면
너에게 닿을 텐데
너를 그려 넣을 수 있다면
혼자서도 다음 계절을 맞을 수 있을 텐데
낙엽 떨어지는 이 가을을 그려 넣을 수 있다면
말없이 사라질 수 있을 텐데

늦었다는 말은 체념하기 어려운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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