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건물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조용한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랜만에 했다.
언덕위에 바다가 보이고 언덕 아래까지는 구불구불한 좁은 흙길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오늘 오랜만에 다시 그 생각을... 그리고 이 시...
산머루 / 고형렬
강원도 부론면 어디쯤 멀리 가서
서울의 미운 사람들이 그리워졌으면.
옛날 서울을 처음 올 때처럼
보고 싶었던 사람들, 그 이름들
어느새 이렇게 미워지고 늙었다.
다시 전부 어디쯤 멀리 떨어져 살아
미워진 사람들 다시 보고 싶게
시기와 욕심조차 아름다워졌으면.
가뭄 끝에 펑펑 쏟아지는 눈처럼
서울 어느 밤의 특설령처럼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랑이 되었으면.
그러나 우린 모두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