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랑 비뇨기과 다녀왔다. 오줌을 너무 자주 눠서 전립선 검사를 했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기저귀를 차고 있지만 답답해서 기저귀 밖으로 요양원 바닥에 수시로 오줌을 흘리고 다니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우리 아버지, 요양원 입소하고 1년만에 약간 골치 아픈 어르신이 되버렸네. 전립선 검사 때 바지를 벗어야 하는데, 요양원 직원분들이랑 아버지랑 병원에 갔을 경우, 아버지를 통제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나에게 부탁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초음파 검사를 위해서 아버지 바지를 내리고 기저귀를 내려줬다. 의사가 옆으로 누우라고 하니 아버지가 한 번에 알아듣고 옆으로 누웠다. 전립선은 20미리가 정상인데, 아버지는 27미리라고 의사가 말했다. 크기를 말하는 건가? 심각한 건 아니겠지? 약을 먹어보고 일주일 후에 경과를 보잔 얘기를 들었다.
'니랑 둘이 살았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어제 말했다. 비뇨기과 대기실에서 고맙단말과 미안하단 말을 반복하다가....
근래에 아버지 면회를 가면 아버지는 슬퍼 보인다. 정신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슬퍼 보인다. 정신이 약간 있는 날이 더 슬퍼 보인다. 답답함. 외로움 같은 감정이다. 아버지 머릿속에는 엄마집이나 할아버지 산소 앞에 대가족이 모인 그림이 있고, 매일매일이 그런날이기를 희망하는 걸로 보인다. 아내가 아버지랑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오는게 어떻겠냐고 했는데, 아버지랑 나랑 둘이 가는 건 소용없지. 라고 답하고 말았다.
아버지랑 헤어지고 계속 마음이 무거웠다. 아내 퇴근하고 바로 남항진에 갔다. 막국수랑 만두를 먹으면서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오랜만에 했다. 우리 아버지도 산 사람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나랑 둘이는 못 살지만 살아야지. 살아야지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