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09/04 | 1 ARTICLE FOUND

  1. 2015.09.04 20150904 - 어제, 오늘의 생각

돈 벌기 싫으면 돈 많이 벌어야 되는 세상이다. 나랑 아내는 그런 세상을 시대착오적으로 살고 있다. 의료보험 말고는 다른 보험이 없어서 중병에 걸리면 그냥 죽어야 한다.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의지가 없다. - 나는 가끔 의지가 생기기도 한다. - 농사 지어서 조금 벌면서 조금 버는 것에 맞춰서 세상의 편리를 누리면 좋다고 생각한다.

어제 동네 피자집에서 피자를 - 전단지에 올리브가 박혀 있길래 올리브 빼달라고 했더니 원래 올리브 안 들어간다는 대답을 들은 피자 - 편의점에서 산토리 몰츠 두 캔을 - 8월 말까지로 수입맥주 할인 행사 끝난 줄 알았는데 9월부터 다시 시작 - 사서 오즈 영화에 자주 나오는 성인 남자 코스프레를 했다. - 역시 맥주는 몰츠야. 뭐 이딴 거 - 아내가 내 표정을 보더니 뭔가 되게 만족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내 마음을 딱 들켜버렸는데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좋았으니 사랑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강릉에 와서는 이 정도 호사는 누릴 수 있을 정도는 벌고 있다. 그렇지만 이왕 시대 착오적으로 살았으니까 호사는 적당히 부리는 게 좋겠다. 빚더미 위에 쌓아올린 자본주의라는 신화는 돈을 산처럼 쌓아놓고도 배고프고 잘 곳 없는 사람들을 돕지 않으니 말이다. 어려운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며 사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한 일이다.

이름과 숨소리만 진짜인 삶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인간의 종특인지도 모른다.

종특을 적으니까 떠오르는 게 있어서 조금 더 적는다. 집 나와서 혼자 일하는 개미를 보고 이 개미는 왜 혼자일까, 생각한다. 유일하게 다른 종족을 이해하려고 하는 종족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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