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9/08/23 | 1 ARTICLE FOUND

  1. 2019.08.23 20190823 - 어쩌다 하나씩

사거리에서

어느 방향에서건 최초의 파란불이 있었을 사거리 신호등
순서를 지켜 길을 건너는 자동차와 사람들
뜻없이 걷다 붉은 신호등이 사거리 한 모퉁이에 나를 멈춰 세웠을 때
문득,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생각했다
시작이 있었으니 끝도 있을 것이고
그게 지금이라면 좋겠다 생각했다
신호가 바뀌고 내게 다가오거나 내게서 멀어지는 사람들
다시 신호가 바뀌고 나를 지나치는 자동차들
한 번 더 신호가 바뀌었을 때,
굳었던 마음이 풀리고 길을 건너는 대열에 합류했다
뜻없이 걷다가 시작도 끝도 중요하지 않은 사거리에서
다시 붉은 신호를 만났을 때
문득,
이대로 계속 나아가도 좋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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