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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5.01 20190501 - 어쩌다 하나씩

4월, 발 아래

민들레꽃 피는 계절에
이름에 대해서 생각한다
발 아래 작은 것들을 보는 일이 좋있다
그것들의 모양과 색과 이름,
거짓없는 생을 보는 일이 좋았다
제비꽃 바람꽃 얼레지
몇 개의 이름을 아는 일만으로도 배가 불렀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일로 어둡고 길었던 소년시절이 끝났다
당신에게 작은 것들의 이름을 알려 주는 일이 나의 사랑이었다
동풍이 부는 계절에 땅만 보고 걸으면서
당신 이름을 자꾸 부른다
이름이 실체가 되어 솟아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붙잡을 수 없는 이름을
거짓없이 지나간 이름을
이름을 모르는 봄꽃에게
영문도 모르는 봄꽃에게만
부르고 또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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