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토지 사용료 때문에 내가 속상해지는 꿈을 꿨다 꿈에서 속상하면 기분이 더럽다. 꿈은 현실과 반대이기도 하지만 마음속 불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좀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오늘 꿈을 핑계로 내년 벼농사는 2400평으로 줄이는 것도 괜찮겠다. -올해 4200평 - 이게 올해 벼수확을 마치고 맨 먼저 했던 생각이다. 결국 내 맘대로 하고 싶은게로구나.

어제는 전주 청년 시장에서 아내 친구를 만났다. 그이는 보드게임방을 운영하는데, 자기 몸에맞는 옷을 입은것 같았다. 직업이니까 가게안에 있는 모든 게임을 다 할 줄 안다고 했다. 나랑 아내에게 도블이란 게임의 규칙을 설명해 줬는데, 설명이 야바위꾼의 그것처럼 물흐르듯 이어졌다. 아내가 부러워했다.

어제는 나는 난로다.라고 하는 행사를 구경했다.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갖고서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어 낸다. 아내가 부러워했다. 부러운 일이긴 하지만 나는 난로의 소비자는 되고 싶어도 생산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내 재주는 뭘까? 내 직업은 농업일까?

내 직업은 농업이니까 농업에 대해서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를 해야할까. 생각했다가 너무 세상의 프레임에 갇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냥 내 삶이 있을 뿐이다. 농업은 직업이라기 보다는 삶의 주요한 부분이다. 생활로서의 농사보다 삶으로서의 농사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아직 꿈이 덜깼나?

창문을 열면 현대옥 간판이 보이는 전주의 한 모텔에서 아침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아내는 빵과 커피로 아침을 떼우자고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 전라돈데, 내 맘대로 아침 먹고 가야겠다.

어디선가 들려올 불행한 소식을 기다리는 바보 같은 일은 관두고 오늘은 간만에 복권을 사야겠다.

결국 다 내 맘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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