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정말 열심히 논을 맸다. 논일은 즐겁지만 허리는 아프다. 참 시간에 같이 실습온 동료들과 막걸리를 마신일이 즐거웠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여럿이 함께 논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찾아올란가 모르겠다.

 어제는 일을 마치고 피로를 씻기 위해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홍천강에 들어가 놀았다. 물은 차가웠고, 수영하다 안경을 잃어버렸다. 

 맨발에 맨손으로 피살이를 했더니 씻어도 씻어도 손은 검고 손 여기저기 풀에 베인 상처자국이 가득하고, 피로로 입술 위쪽이 터졌고, 오른쪽 엄지발가락은 곪았다. 나는 원래 작은 상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편인데, 곪은 발가락이 많이 아파서 절뚝거리며 걷는 지경에 이르다보니 농사를 짓더라도 깔끔하게 몸을 관리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남들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순달이 사망과 소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교육, 한우농가에서의 3주간 실습, 권정생 선생님의 '태기네 암소눈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나는 소 못 키울 것 같다.  

 듣자하니 봉정암 주지 스님이 소고기를 그렇게 잘 먹는다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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