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서울가서 대학 동창들 만났다.
어떤 즐거움이 있었다.
Daniel을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반 정도 먼저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 시간이 참 좋았다.
친구들이 순서대로 고깃집에 도착하고 순서대로 안부를 묻고 먼저 온 순서대로 술을 많이 마셨다. 2차를 먹고 D를 보내고 연남동 '송가'에서 3차를 먹으면서 예전에 같은 곳에서 술을 마셨던 일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친구 둘을 더 보내고 K랑 나만 남아서 K에게 본인의 이혼 소식을 듣고, 너무도 실망했지만 실망한 내색을 비추진 않았다.
첫 차는 다섯 시 삼십분 청량리 역사는 네 시 반에 문을 열고 30분 정도를 바깥에 앉아 있으면서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담배를 피우고 싶고 콜라를 집에 두고 먹고 싶은 욕망을 생각했다.
하루 만에 만난 아내는 윤석열이 때문에 분하고 억울해서 울었다. 덩달아 울적해졌다. 회복을 위해서 자고 자고 또 잤다. 자는 중간 중간 아내랑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었다. 저녁 먹고 왔다갔다 하던 아내가 내 옆을 지날때마다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줘서 위로 받았다.
오늘 아침에 아내랑 서로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주말에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오후에 조퇴를 하기로 하고 내가 아버지를 떠올리는 것과 그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요즘 내 전화를 받으면 유독 더 좋아하는 느낌인 엄마를 생각하고 엄마의 고생을 생각하고 서로의 위로가 되는 관계를 생각하고 그게 사랑이지 생각하면서 세상엔 나랑 아내 둘 뿐인데, 거기에 엄마가 듬뿍 한 스푼 더해져 있음을 생각한다.
결국 사랑만이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