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해장국을 먹다

어제도 술을 마셨다
장터 국밥집에서 뼈해장국을 먹는다
우거지, 올갱이, 콩나물 해장국도 있고 짬뽕을 먹어도 되지만
뼈해장국을 먹어야 할 것 같은 날이 있다
숙취로 정강이나 무릎뼈가 쑤신날이 있다​
40년을 먹어봐도 해장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이 해장이니 뼈해장국을 먹는다
남의 뼈로 내 뼈가 단단해지는 기분으로 뼈해장국을 먹는다
스페인, 독일에서 온 돼지등뼈에서 살을 발라내면서
죽어서 바다를 건넌 돼지와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세상을
훗날,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해장국집을 차릴 생각을 한다
뼛국물을 바닥까지 비우고 나온 국밥집 앞
인파 사이로 뼈를 삶는 솥뚜껑이 들썩거리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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