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8/08/05 | 1 ARTICLE FOUND

  1. 2018.08.05 20180805 - 끝났다는 생각

끝났다는 생각

덥다. 다 끝났다는 생각이 머릿속 가장 꼭대기에서 빙글빙글 돈다. 80억 인구가 석유시대 이전으로 돌아갈 리도 돌아갈 수도 없다.
최저임금과 자영업자 뉴스가 계속 쏟아진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방법은 없다. 젊은이들 일자리는 말할 것도 없다. 한반도 남쪽의 5000만 인구가 다들 적당한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난민 기사에 진짜 악의를 가지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어떤 일들에 대해서 근거나 확인도 없이 맹신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다.
체제의 문제가 아니다. 개개인의 문제도 아니다. 그저 이렇게 되버린 것이다.
내일 출근을 위해 강릉에서 정선 오다가 작은 산불을 발견했다. 반바지 입고 산에 올라가서 현장 확인하고 내려오니 많이 더웠다. 차를 몰고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컵얼음과 콜라를 샀다. 이렇게 또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겼다. 정선에 오기 위해서 자동차를 탔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5000만 명이 대략 이렇게 살고 있다.
'작은것이 아름답다' 에서 모두가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글을 읽었다. 맞는 말이다.
석유 문명이 끝날 때까지 누릴 수 있는 최선을 누리고 사는 게 맞을까?
지금의 플라스틱 문명이 더위나 추위로 끝날 것 같다. 몇 십년 후에는 전 인류의 몇 십 퍼센트가 사라질 거린 얘기가 코 앞에 다가온 것 같은 더위다.
덥다.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끝났다는 생각 끝에 당신이 있다.
함께 있는 우리가 있다.
그게 유일한 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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