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8/08/01 | 1 ARTICLE FOUND

  1. 2018.08.01 20180801 - 어쩌다 하나씩

옥수수

피서지 노점상에서 할머니가 삶아 파는 한 개 천원짜리 옥수수를 먹고
맛있다. 옥수수가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나 생각했다면
당신은 철이든 것이다
처마에 매달아 잘 말린 옥수수 낱알을 하나하나 뜯어내고
모종을 만들어 밭에 심고
제초제도 뿌리고 거름도 줘가며 한 줄기에서 두 개의 옥수수가 달리도록 키우고
땡볕 아래서 수확해서 솥을 걸고 불을 피워 쪄내는 옥수수의 맛을 알면
솥뚜껑을 열자마자 여름안으로 퍼져 나가는 연기의 열기를 알면
옥수수 한 알에서 시작해서 한 자루에 수백개의 씨앗이 달리는
이 지독한 순환을 깨달으면
당신은 철이든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삶을 살았든
옥수수 맛을 알 때부터 당신은 철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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