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8/05/20 | 2 ARTICLE FOUND

  1. 2018.05.20 20180520 - 어쩌다 하나씩
  2. 2018.05.20 20180520 - 어쩌다 하나씩

피곤

깨끗한 걸 적고 싶어서 이를 닦았다
입 안이 깨끗해야 착한 말을 쓸 수 있다
깨끗하지도 착하지도 않은 나
내가 사는 세상도 당연히 그러하고
말라빠진 치약을 짜내듯
억지로 갖다 붙인 이유라도 있어야 내일을 산다
비가 와도 깨끗해지지 않는 세상
폭풍우 치는 밤 세상의 모든 치약을 짜내도 착해지지 않을 세상
세상이 먼저인지 착한 게 먼저인지
착한 것도 너무 깨끗한 것도 재미 없으니
냄새 나는 발은 내일 아침 출근 전에 닦자
마지막 남은 치약을 짜내서 박박 발을 닦자
AND

폭우

흙, 바위, 나무
미련, 후회, 기대​
​다 흘려 버리는 비
다 씻고 지나가는 강물
추억도 후일담도 없이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남김 없이 지워버리는 비
폭우 지나고 한 곳에 뒤엉킨 것은
남은 사람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