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04/27 | 1 ARTICLE FOUND

  1. 2015.04.27 20150427 - 어쩌다 하나씩

탕수육을 배달 시켜서 아내랑 먹었다
배달 탕수육은 결혼하고 처음이다
우적우적 고기를 씹으면서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미안한 곳이 미안한 일이 미안한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데도 탕수육 접시를 깨끗히 비우고는 태연하게 커피를 마셨다
커피콩을 갈면서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인스턴트 커피를 마셨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4월에 하루도 못 쉬어서 온몸과 마음이 뻐근하다
배 부르고 뻐근뻐근한 채로 이부자리에 누웠다
누워서 이런걸 적어 내려가는데, 계속 미안하다
이러다 자겠지,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으로 바뀐다
한심하다가 잠들겠지
아침이면 미안함도 한심함도 뻐근한 마음도 잊겠지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또 미안하겠지

이 비관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평년기온*


어제의 꽃과 오늘의 꽃이
작년의 나무와 올해의 나무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그보다 높거나 낮은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다
누군가는 알코올 중독으로 죽고 누군가는 술은 입에도 안 댔지만 간암에 걸려 죽는다
오직 삶과 죽음만이 평균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어제의 사랑과 오늘의 사랑이 다르니
나는 매일 태어나고 매일 죽는다
그렇게 순간순간 평균에 다가간다
언제나 그보다 높거나 낮다가 그것에 다다르는 것이 인생이다

*최근 30년 간의 평균 기온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