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24/11/30 | 1 ARTICLE FOUND

  1. 2024.11.30 20141130 - 어쩌다 하나씩

 유전 

 
 아버지를 만났지
 매주 만난다
 지난주에 아버지는 내가 본인 동생인 줄 알았다
 오늘은 아들이라고 했다
 그걸 들은 요양 보호사 선생님이 
 오늘은 아들이라고 하네요, 말했다
 나는 그 얘길 들어도 슬프지 않다
 아버지도 슬프지 않다
 아버지는 아픈건가? 아님 죽은건가?
 할아버지도 죽기 전엔 아버지를 몰라봤다
 나도 나중엔 아무도 몰라볼까?
 술을 아무리 마셔도 비틀거린적 없다는 할아버지와
 내 기억속에 취해서 비틀거린 모습 뿐인 아버지와
 빨리 많이 마시고 멀쩡해 보이지만 빨리 취하는 나
 핏줄이 이리 무섭다
 나중엔 나도 아무도 몰라볼 것 같다
 할아버지 저고리 단추는 할머니가 채워줬고
 아버지 겉옷 지퍼는 내가 채워주는데
 낡은 나를 챙겨줄 내 사랑은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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