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24/11/17 | 1 ARTICLE FOUND

  1. 2024.11.17 20241117 - 꿈에서 아버지가

 어제 아버지 면회 다녀왔다. 아버지는 지난 주말에 고모랑 찍은 사진을 보더니, 누나라면서 고모를 알아봤다. 그런데 사진 속 고모 옆에 본인이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 동생이랑 영상통화 했을 때, 동생의 첫 마디가 '이제 나도 못 알아봐?' 였다. 요양원에서 한 달에 한 번 우편물이 오는데 그 안에 기록지가 있다. 매달 그래왔듯이 이번달 기록지에도 아버지 인지능력이 급격하게 안 좋아진다는 내용이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쉽게 다 잊을수가 있나? '어떻게' 가 참 슬픈말이구나. 요양원을 나오면서 생각했다. 평소엔 이런 생각 안 하는데, 어제는 생각했다. 아이고, 아버지 

 

 새벽에 꿈을 꿨다.

 - 요양원에 면회 가서 아버지를 엄마랑 나랑 JJ 삼촌이 있는 집으로 데려왔다. 같이 시간 보내다가 요양원에 도로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멀쩡해져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요양원에 돌아가기로 했다. 밤에 자다가 아버지가 사라진 걸 알았다. 다급하게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가 베란다 쪽으로 나가는 미닫이 문을 열었을 때, 유리로 만든 네모난 상자에 발가벗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아버지를 차에 태워서 요양원으로 돌아가로 했다. 내가 운전하고 엄마가 옆에 앉고 아버지가 뒷자리에 앉았다. 요양원까지 가는 길이 유난히 길었다. 운전 중에 문득 뒤를 돌아봤는데, 아버지가 사라졌다.

 -> 꿈에 동생이랑 내 아내는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랑 같이 있던 집은 우리가 살아본 적이 없는 오래된 한옥을 개량한 형태의 주택이었다. 아버지는 첫 등장부터 '신의 산'이라는 책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 책에 대한 대화를 아버지랑 했는데,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인상적인 꿈을 꾸면 내용 해석을 좀 해보려고 하는 편인데, 이 꿈은 해석이 잘 안되네. 벌거벗은 아버지는 이번달 우편물에 옷을 벗고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버지가 들고 있던 책은 어째서 제목까지 구체적으로 등장했는지 조금의 실마리도 없다.

 

 심란하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