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24/08/21 | 1 ARTICLE FOUND

  1. 2024.08.21 20240821 - 자동차가 있는 세계로 발을 들인 아내 생각

 나는 2000년에 운전면허를 땄다. 아내는 나보다 일찍 땄다. 아내는 쭉 운전을 안했다. 작년에 어떤 결심이 섰는지 운전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8월에 새차를 샀다. 꼬마차라면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경차를 샀다. 새차를 3달 이상 그냥 세워뒀다. - 좀 열받았었지. - 겨울이 깊어질 무렵 운전연수를 받았다. 도로주행 선생을 자주 봐서 불편했는지 마지막 타임은 건너뛰었다. - 그게 다 돈인데. - 

 아내는 운전을 곧잘 한다. 비보호 좌회전도 회전교차로 진입도 잘 한다. 아내는 주차에 애를 먹는다. 차 폭과 길이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서 그렇다. 한동안 집 앞에 차를 세우지 못하고 널찍한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아내는 차를 타고 밭이랑 사회복지사 실습받은 요양원에 오고갔다. 가끔은 주문진에도 간다. 운전을 곧잘 하니까 괜찮다. 다만 비오는 날 운전과 밤운전은 피했으면 한다.

 집 앞에 차를 세우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첫 번째 사고가 났다. 차 빼다가 서 있는 남의 차를 들이 받았다. 상대방이 쿨하기에 보험처리하지 않고 35만원에 수리하시라하고 끝났다. 아내 차는 뒤쪽이 많이 다쳤는데, 언제 또 사고 날지 모르니 차량용 스티커 사서 붙이고 말았다. 얼마전에 두 번째 사고가 났다. 집에 돌아와서 차를 세우다가 실수로 엑셀을 밟아서 앞 바퀴를 지탱해주는 높은 턱을 넘고 연립 입구 계단에 자동차 앞쪽을 긁었다. 밖에 나와있던 이웃 주민들이 그 사고를 목격했고 그 후로 아내는 운전에 침울하다. 하지만 침울할 필요 없다. 두 개의 사고 모두 혼자 들이받은 사고라 그렇다. 다친 사람이 없는 사고라 그렇다. 귀요미야 힘내.

 서울에선 운전 안해도 살아가는데 큰 불편이 없지만 지방 소도시에서의 삶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강릉 이사온지 8년만에 아내가 운전을 결심한 것이다. 본인 자동차가 생긴다는 일에 설레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동차가 있다는 건 신경쓸 것이 많아짐을 뜻한다. 보험가입과 갱신, 세차 - 차 사고 6개월 만에 첫 세차를 했는데, 떼가 안 지워졌다. - 정기점검 - 이건 아내가 다녀왔고 정기점검 가던날 첫 사고가 났다. -  타이어 펑크나면 긴급출동도 불러야 하고 경고등 뜨면 뭔지 확인해야 한다. 그때그때 기름도 채워야 한다. 얼핏 사소할 수도 있는 이런 일들이 나에게는 다 스트레스다. 운전을 오래한 나에게도 그러하니, 아내에게는 더 스트레스다. 그래도 내 아내가 본인 자동차 기름은 혼자 넣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차차 나아지겠지 생각한다. 아내가 두 번째 사고의 후유증을 훌훌털고 꼬마차 타고 훌훌 날아다니길. 다 쓰고 나니까 배가 고프네. 귀요미야 기운내.

 요즘하는 생각인데, 왕복 54km 출퇴근 너무 힘들다. 자동차 없어도 살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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