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복 촌장님은 50년 생이다. 나는 그분의 젊은날을 알지 못한다. 젊은날 뿐이겠는가 그분의 어제조차 알지 못한다. 112-50=62세인 촌장님은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의 촌장도 아닌데, 촌장님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 촌장님이라는 것이 있는 동네가 남아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촌장님은 새마을회관 자리에서 혼자 사신다. 새마을 운동이 끝난지가 오랜데 여전히 등기에 새마을회관으로 되어 있는 곳이다. 원룸 형태로 되어있는 그곳은 혼자 살기에는 무척 넓다. 그리고 촌장님은 살림이 적다. 방에서 눈에 띄는 것은 덩그러니 넓은 방의 한가운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노트북 뿐이다. 설장구를 잘 치신다는 촌장님의 방에서는 가끔 헤비메탈 음악이 새어나온다. 나는 여전히 그분의 어제조차 알지 못한다.
냄새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대가리가 길었다.
어제 촌장님 방에 갔다. 물론 그 전에도 몇 번 갔었다. 어제까지는 모든 용무가 30초 내에 끝났었기 때문에 냄새의 실체를 몰랐다. 그저 그 방에서 풍기는 약간 퀴퀴한 냄새가 나이 먹은 홀애비의 그것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어제는 뭔가를 찾느라고 꽤 오랫동안 그 방에 머물렀다.
방에 있을때는 몰랐는데, 방에서 나오자 그 냄새가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기분 나쁜 냄새다. 죽음의 냄새는 아니다. 쓸씀함의 냄새쪽에 가까웠을까? 쓸쓸한 악취다. 잠들때까지도 그 냄새를 생각했다. 냄새를 생각하다니 뭔가 이상한 일이다. 여튼 그 냄새가 내 하루의 중간중간에 계속해서 머물렀다. 그냥 냄새가 계속 났다.고 하는 게 맞겠다.
사람들은 자기 냄새를 자기집 냄새를 모른다. 집집마다 고유의 냄새가 있다. 내게서는, 내 집에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 62살이 된 우리집에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
담배 냄새는 우선적으로 지워야겠다. 끊을 때가 왔다.